“올림픽이 다가왔지만 여전히 평창(Pyeongchang)과 평양(Pyongyang)을 헷갈려하는 미국 사람이 많아요. 한국을 알리고 강원도를 알림으로써 평창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죠.”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했다. 11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미국 CBS의 임영광(미국명 영 림·33) 시니어 PD는 “(CBS에) 두바이는 물론이고 심지어 대만도 소개 영상이 있는데 한국 영상이 없더라.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디스 이즈 강원(This is Gangwon)’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20일까지 CBS 전파를 타는 ‘디스 이즈 강원’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둔 강원도를 알리는 홍보 영상이다. 강원도청과 재외동포재단 등의 도움을 통해 만든 이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2∼3분 길이의 6개 영상은 각각 △알펜시아 △설악산 △정선 5일장 △대관령 양떼목장 △노추산 모정(母情)탑 △정강원(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을 담았다.
한국인 아버지와 재일동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 미국에서 주로 자란 그에게 ‘디스 이즈 강원’ 제작은 큰 도전이었다. 한국에서는 어릴 적 3년 남짓 살았던 임 PD는 사전 자료 조사에만 6개월 가까운 시간을 들였다. 촬영을 위해 입국한 10월에는 황금연휴로 도로 위에 발이 묶이면서 예기치 못하게 진땀을 빼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임 PD는 “말로만 듣던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꼈다. 촬영 때문에 정선 5일장을 즐기지 못한 게 아쉽다”며 웃었다.
임 PD가 영상에서 올림픽 시설보다 강원도의 멋을 알리는 데 집중한 이유도 따로 있다. 임 PD는 “촬영 때문에 한국을 가는데 지인들이 ‘그렇게 위험한 곳에 가도 되겠냐’며 말릴 정도예요. 미국인에게 북핵 문제는 민감해요. 단순히 올림픽 시설을 보여주기보다는 평창이 평화로운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곳임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한국인 입양아 어머니를 둔 배우 다니엘 헤니를 내레이션 작업에 참여시켰다.
컬럼비아대 방송저널리즘학 석사를 마친 뒤 2012년 CBS에 입사한 그는 앞으로도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 부산, 제주의 멋을 담은 ‘디스 이즈 코리아’를 만들겠다는 꿈이다. 동시에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이 영상이) 평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없애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올림픽 때까지 미국에서도 한국이 안전하고 좋은 나라라는 것을 열심히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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