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 터진 양현종… 사상 첫 ‘MVP 3관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4일 03시 00분


2017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국내선수 22년만에 선발 20승… 일구회 최고투수상 등 휩쓸어
“골육종으로 숨진 이두환에 영광을” 시상식서 친구 떠올리며 잠시 울먹
우승팀 KIA 황금장갑 5명 ‘독식’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KIA 양현종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양현종은 KBO리그 36년 역사상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동시 수상한 데 이어 상복이 터졌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KIA 양현종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양현종은 KBO리그 36년 역사상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동시 수상한 데 이어 상복이 터졌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았다.

KIA 토종 에이스 양현종(29)이 생애 첫 황금장갑을 거머쥐었다. 1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7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357개의 유효표(전체 383개) 중 90.5%인 323표를 받으며 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2위 KIA의 헥터(12표)를 300표 이상 큰 차로 따돌렸다. KBO리그 36년 역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동시 수상한 양현종은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으며 다시 한 번 올 한 해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양현종은 올 정규시즌 31경기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를,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로는 1995년 LG 이상훈에 이어 22년 만에 선발 20승을 수확했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난 양현종은 시즌 뒤에도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두 개의 MVP 트로피 외에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올해의 선수상,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최고의 선수상, 일구회 최고투수상, 최동원상 등을 휩쓸었다. 각종 언론사 시상식에서도 트로피를 독식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골든포토상까지 추가했다.

시상식마다 뭔가 다른 수상 소감을 고민해야 될 법도 하건만 양현종은 이날도 새롭게 기쁨을 표현했다. 회색 재킷에 나비넥타이를 맨 채 참석한 양현종은 “이렇게 화려하게 차려 입었는데 상을 못 받았으면 창피할 뻔했다”며 말문을 연 뒤 구단 관계자, 동료, 가족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전했다. 끝으로 2012년 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이자 동료인 고(故) 이두환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최고의 자리에서 하늘로 올려 보낸 특별한 안부 인사였다. 시상식에 앞서 양현종은 “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 드리고 싶다”며 올해 안에 구단과의 재계약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프로야구 올해의 주인공들 2017 KBO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이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섰다. 외야수 부문 수상자 KIA 최형우, 1루수 롯데 이대호, 포수 삼성 강민호, 3루수 SK 최정, 지명타자 LG 박용택, 외야수 KIA 버나디나 대리수상자 김태룡 코치, 외야수 롯데 손아섭, 투수 KIA 양현종, 유격수 KIA 김선빈, 2루수 KIA 안치홍 대리수상자 김민호 코치(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프로야구 올해의 주인공들 2017 KBO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이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섰다. 외야수 부문 수상자 KIA 최형우, 1루수 롯데 이대호, 포수 삼성 강민호, 3루수 SK 최정, 지명타자 LG 박용택, 외야수 KIA 버나디나 대리수상자 김태룡 코치, 외야수 롯데 손아섭, 투수 KIA 양현종, 유격수 KIA 김선빈, 2루수 KIA 안치홍 대리수상자 김민호 코치(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통합우승 타이틀에 걸맞게 이날 시상식은 호랑이 군단의 독식이 두드러졌다. 양현종 외에 2루수 안치홍, 유격수 김선빈, 외야수 최형우, 버나디나 등 총 5명이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타율 1위(0.370) 김선빈은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안치홍(140표)은 NC 박민우(134표)를 6표 차로 따돌리며 6년 만에 최고의 2루수 자리에 올랐다.

최다득표의 영광은 홈런왕 SK 최정에게 돌아갔다. 최정은 3루수 부문에서 유효표의 91.3%인 326표를 얻었다. 올해로 4번째 골든글러브를 챙긴 LG 박용택은 지명타자 부문에서는 처음으로 수상자가 됐다. 이전까진 외야수 부문에서 수상했다. 지난 시즌 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던 두산은 올 시즌 황금장갑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포수 부문에서 양의지가 2위를, 김재환 박건우가 외야수 부문 4, 5위를 차지했다. NC, 넥센, 한화, kt도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든글러브#양현종#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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