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E-1 최종전 日과 우승다툼
장현수-권경원 콤비 출전 유력… 세밀한 공격루트 차단이 관건
매서운 추위만큼 차가운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일본 도쿄에서 ‘숙적’을 만난다. 한국은 16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일본과 우승을 놓고 맞대결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지만 한일전이기 때문에 결과도 중요하다. 만만치 않은 일본을 맞아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바꿀 수 있다.
일본도 한국처럼 해외파가 빠졌지만 월드컵 본선에 오른 저력을 지녔다. 짧은 패스의 조직력을 위주로 빠른 경기 운영을 하는 일본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날 멕시코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손흥민(토트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권창훈(디종) 등 유럽파 공격진이 빠진 상황에서 현재 수비수 중에서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중앙 수비 옵션의 실전 리허설이 포인트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중앙 수비수들이 수준 높은 공격수들을 상대하느라 더 바빠지고 부담도 커진다. 문전 공간을 순식간에 허물고 중앙에서 빠르게 결정을 내는 공격 상황에 수없이 닥친다. 세밀한 공격 루트를 갖고 있는 일본전은 꽤 의미 있는 경험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센터백으로 활약하면서 한때 일본의 스타 공격수인 미우라 가즈요시를 꽁꽁 묶은 천적 수비수로도 유명했던 최영일 축구대표팀 단장(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일본전은 우리 중앙 수비수들이 작심하고 집중해야 할 경기”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2경기에 나선 장현수(FC도쿄)-권경원(톈진 취안젠)은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이 유력한 중앙 수비 콤비다. 최 단장은 “중앙 수비수는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동료들을 편하게 해줘야 하는 포지션”이라며 “패스 등에 신중해야 한다”고 자신의 경험을 살려 말했다. 그는 또 “중앙 수비수가 공격에 너무 많이 가담하거나 해서 다른 선수보다 먼저 체력이 떨어져 집중력을 잃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며 “항상 체력의 80%만 쓴다는 마음으로 나머지 20%를 아껴야 한다. 그래야 끝까지 집중력이 유지된다”고 조언했다. 상대의 크로스에 실점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시야를 넓게 확보하는 자세를 미리 잡고 공이 자신의 뒤로 넘어가는 경우도 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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