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올림픽 금메달 유력 종목은 몇 개가 있지만 오늘은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팀 얘기를 해볼까 한다. 어떻게든 일본이 금메달을 목표로 두고 있는 종목이어서다.
팀 추월 경기는 1팀 3명이 함께 경기에 나선다. 2팀간의 대결 형식으로 링크의 반대편 위치에서 동시에 출발한다. 여자 경기는 링크를 6바퀴(약 2400m)를 도는 데 상대 팀을 제치거나 3번째로 골인한 선수의 시간이 빠른 쪽이 이기는 방식이다.
일본 여자 추월팀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은메달, 2014년 소치 대회에선 4위를 차지했다. 소치 대회 당시 1회전에서 일본이 한국을 이긴 바 있다.
올 시즌 일본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1회전부터 3회전까지 연속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1000m 우승이 기대되는 코다이라 나오(小平奈緖)와 함께 금메달이 기대된다.
추월 경기는 3명이 일심동체여서 한 명만 빠른 건 의미가 없다. 바람의 저항을 강하게 받는 선두를 1바퀴나 1바퀴 반마다 교체하면서 컨디션을 유지하며 탈락자를 내지 않는 배합이 핵심이다. 마지막 스퍼트까지 팀 멤버들이 얼마나 힘을 남기느냐가 승부처라는 얘기다.
선두를 교체하는 건 선수들의 리듬이 바뀌고 다리에 부담이 커지니 적잖게 부담이 된다. 이 때문에 에이스 급 선수를 오랫동안 선두로 유지하게 하는 작전도 있다. 다만 2번, 3번 주자도 에이스와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않으면 결국 공기 저항을 받게 돼 팀 멤버 간 리듬이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개인의 힘이 약해도 치밀한 작전과 일체감으로 상대를 넘어서는 종목이 추월이다.
일본 추월 팀은 그 숙련도가 완성된 단계다. 이들은 금메달을 위해 팀 추월 경기에 특화된 합숙훈련을 진행해 왔다. 일본 빙상 연맹은 인공적으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후도(風洞) 실험을 반복하면서 선수 간격을 약 1m로 하면 뒤의 선수는 단독으로 달릴 때보다 공기 저항이 반감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래서 코치는 선수에게 이렇게 계속 강조했다고 한다. “어쨌거나 가능한 가까이 붙어!(とにかく近づけ)”
팀 추월 경기는 올림픽에서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시작된 역사가 짧은 종목이다. 아직 전술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은 분석력 등에서 앞서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팀은 체격의 불리함을 극복하면서 기민함을 살릴 수 있도록 각 종목에서 전술, 전략을 차별화했고, 그것은 이제 세계의 상식이 됐다.
예를 들면 배구의 회전 리시브나 1인 시간 차 공격이 일본의 시도를 다른 나라가 따라했다. 여자 축구도 2011년 월드컵에서 일본이 촘촘한 패스를 강조하며 우승까지 일궜다. 이전까지는 큰 몸집에 체력이 좋은 선수를 기용했던 미국이 일본의 장점을 도입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추신: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추월은 한국이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 남녀 경기에서 한국과 일본이 어떤 성적을 낼지 궁금하다.)
○ 나카고지 토루는?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 스포츠부 편집 위원. 1968년생. 교토대 재학시절까지 축구 선수였다. 입사 후에도 축구를 중심으로 취재하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아사히신문 서울지국 기자로 한국 측을 담당했다. 현재는 스포츠에 얽힌 폭력이나 사고, 그리고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길 환경을 어떻게 만드는지 등을 폭넓게 취재하고 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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