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기온은 영하 19.3도. 세찬 바람까지 감안하면 체감기온은 영하 30도에 가까웠다. 이 같은 혹한 속에서도 훈련 열기는 뜨거웠다.
“올림픽 테러 꼼짝 마.”
한파가 몰아친 12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올림픽플라자’.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개·폐회식장으로 활용될 이곳에서 대테러 종합 훈련이 실시됐다.
경찰, 군, 소방 등 8개 기관 합동으로 열린 이날 훈련에서 대테러 요원들은 차량 돌진, 드론 공격 등에 대비한 훈련을 비롯해 폭발물 처리, 인질 구출 등 실전을 방불케 하는 대응 태세를 보였다.
훈련 참가자들 가운데 ‘경기북부 경찰특공대’ 소속 A 순경(29)의 마음은 남달랐다. 자신의 고향인 강릉과 인근 평창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대테러 임무를 맡았다는 막중한 책임감과 성공적인 올림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더욱이 A 순경은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겨울스포츠 마니아.
A 순경은 군 생활을 제외하곤 강릉에서 태어나 줄곧 강릉에서 산 토박이다.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들은 아직 강릉에서 살고 있다. 경찰 생활도 2015년 4월부터 강릉경찰서에서 처음 시작했다. A 순경은 올해 5월 경기북부 경찰특공대에 지원해 선발됐다. 힘들고 고되지만 평소 동경하던 일인 데다 올림픽 대테러 임무까지 맡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공대라는 새로운 곳에서 근무한다는 것이 일종의 모험처럼 느껴졌습니다. 더욱이 올림픽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을 언제 해 보겠어요?”
경찰특공대는 강인한 체력과 무술 실력을 갖춘 최정예 요원들이 모인 곳. A 순경은 뛰어난 체력은 물론 유도 2단의 무술 실력까지 인정받아 1.91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7명의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는 4주간의 기본교육을 마친 뒤 동료들과 함께 대테러 훈련을 받았다. 헬기 로프 하강, 래펠, 특공무술 등 힘들고 위험한 훈련의 연속이었지만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12일에는 올림픽 시설에 처음 투입돼 실전과 같은 훈련을 치렀다. 부담도 컸지만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A 순경은 올림픽 전까지 실전과 같은 훈련을 몇 차례 더 치른 뒤 내년 1월 평창 올림픽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지만 성공 올림픽에 일조한다는 마음에 기대와 보람도 크다.
A 순경은 1988년에 태어난 ‘서울올림픽둥이’다. 우리나라에서 3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올림픽에 그는 선수는 아니지만 선수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임무를 띠고 참여한다. 그는 올림픽이 끝나면 특공대원으로서 경기 북부와 강원 지역의 대테러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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