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축구선수 꿈 좌절…日서 재도전 에이스웨이 재팬 도움으로 입단 테스트 훈련장·합숙소·현지 어학원 지원 큰 힘
‘취업난’이라는 단어는 대한민국 청년 모두에게 피하고 싶은 벽과 같다. 분야를 막론하고 사회로 디디는 첫 발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빛나는 축구계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정상에 오른 선수들과 달리 그렇지 못한 이들은 여전히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긴 하루를 보내야 한다. 일본 오사카에 둥지를 튼 김성학(19)도 이러한 대한민국 청년 가운데 하나다. 한국에서 명문대 진학이 좌절된 이후 일본으로 건너와 다시 한 번 높은 벽을 오르려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10개월째 머물며 J2리그와 J3리그 구단들의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김성학이 아무 연고조차 없던 오사카로 오게 된 배경엔 상우고(에이스웨이 U-18) 시절 인연을 맺은 남기무(40) 에이스웨이 재팬 대표의 도움이 있었다. 에이스웨이 재팬은 K리그 스카우트와 현장 지도자 출신의 남 대표가 좌절을 경험한 선수들을 위해 마련한 기회의 장이다.
현역시절 영감을 받은 일본의 선진 시스템을 적용해 소속선수들을 J리거는 물론 전력분석관, 스카우트, 행정가 등 다양한 축구계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아직 현역의 꿈을 놓지 않은 김성학은 오사카 J-그린 사카이 훈련장에서 부푼 꿈을 그려나가고 있다. 매일 오전 3시간가량 훈련을 마친 뒤 인근 어학원에서 4시간 정도 일본어 수업을 끝내면 녹초가 될 만도 하지만 다시 저녁 개인운동에 나서는 모습은 영락없는 대한민국 청년의 일상과 같다.
김성학은 “아직 언어를 배우는 단계라 이곳 생활이 힘들기는 하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일본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에 꾹 참고 지내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최근 J2리그와 J3리그 입단 테스트를 치렀다. 일본은 확실히 볼 전개 스피드를 비롯한 템포가 빠르다. 앞으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보완훈련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잘 갖춰진 훈련환경도 김성학의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에이스웨이 재팬이 전용으로 계약한 J-그린 사카이는 J리그 구단들은 물론 전 세계 유수의 명문클럽들이 전지훈련장으로 사용하는 곳이다. 규모가 18개면에 이를 만큼 선수들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잔디를 밟을 수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지켜본 훈련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역 클럽 팀들이 두루 거치며 사용하고 있었다. 여기에 선수들을 위한 합숙소와 현지 어학원은 일본 적응의 도우미 노릇을 한다.
물론 이러한 환경에도 늘 아쉬움을 표하는 이는 남기무 대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지켜본 김성학 같은 선수들이 타국에서 어렵게 적응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짠한 마음마저 든다. 그래도 조만간 일본축구에 녹아든다면 J리그 진출이라는 결실도 머지않았다고 생각다. 아직 오사카 현지에서 손발을 맞출 동료들이 부족한데 앞으로 여러 선수들을 추가로 영입해 서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