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자신을 믿고 마음껏 실력 펼쳐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8일 03시 00분


[당신의 땀 응원합니다]<3>여자골프 이정은이 쇼트트랙 심석희에게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4승을 거둬 대상, 상금왕 등 사상 첫 6관왕에 오르며 ‘핫식스’라는 별명을 얻은 이정은이 27일 심석희의 선전을 응원하면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4승을 거둬 대상, 상금왕 등 사상 첫 6관왕에 오르며 ‘핫식스’라는 별명을 얻은 이정은이 27일 심석희의 선전을 응원하면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내년이면 4학년인데. 졸업하기 전에 학식(학교 식당 밥)이라도 같이 먹어요. 호호.”(이정은·21)

“학교 근처에 맛집이 많아요. 올림픽 끝나고 함께 만나 편안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심석희·20).

2017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지배한 이정은과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기대주 심석희는 한국체대 15학번 동기다. 이정은과 심석희는 서로를 향한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은은 2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사진 스튜디오에서 심석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정은은 “심석희 선수가 준비를 철저히 한 만큼 자신을 믿고 마음껏 실력을 펼치기를 기원한다. 결과보다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말에도 강원 강릉에서 대표팀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심석희는 이정은의 응원 메시지를 전해 듣고 “결과보다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정말 큰 힘이 된다. 그 마음을 간직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정은은 올해 KLPGA투어에서 4승을 거두며 대상, 상금왕 등 사상 첫 6관왕에 올랐다. KLPGA투어 선수 등록을 할 때 동명이인이 많아 이정은의 이름 옆에 ‘6’이라는 숫자를 붙여 구별한다. 올 한 해 필드를 뜨겁게 달군 그는 ‘핫식스’라는 별명과 함께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이미 아마추어 시절이었던 19세 때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U)대회에 골프 국가대표로 출전해 개인전과 단체전 정상에 올라 2관왕을 차지했다.

심석희는 고교시절 출전한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시상대에 3번이나 올라 금 1, 은 1,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둘 다 10대 시절 이미 세계를 제패한 자기 분야의 천재들이었다.

심석희는 평창 올림픽 때 고향인 강릉의 아이스링크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모두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이정은은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편할 수도 있지만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레이스에 집중하면서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정은은 네 살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정은의 아버지는 불편한 몸에도 대회 때마다 장애인 차량을 직접 몰면서 딸의 운전사를 자처하는 등 어려운 살림에도 정성을 다했다.

심석희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강릉에서 서울로 전학했다. 당시 심석희 아버지는 쇼트트랙에 재주를 보인 딸을 더 큰 무대에서 키워 보고 싶은 마음에 다니던 회사까지 관두며 뒷바라지했다. 이정은과 심석희는 늘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다.

이정은은 평소 독서를 통해 멘털을 강화한다. 심석희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그는 일본 뇌 과학자가 쓴 ‘최고의 휴식’이라는 책을 권했다. “잘 쉬어야 잘 뛸 수 있잖아요. 하지만 운동선수는 쉴 때도 운동 걱정을 하기 마련입니다. 이 책을 보면 휴식이 얼마나 좋은지 잘 알 수 있어요.”

그러면서 그는 올림픽 끝나고 기회가 되면 고향인 순천에 심석희를 초청해 정원박람회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갈대 바람 쐬다 보면 마음의 여유가 저절로 찾아올 겁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정은#심석희#평창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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