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의 ‘신바람 농구’는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겪는 상황에서도 20승9패를 기록하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에서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DB선수들은 쉴 새 없이 뛰고 찬스가 생기면 너나 할 것 없이 자신 있게 슛을 던진다. 망설임이 없으니 플레이가 시원시원하다. 승패를 떠나 ‘농구 볼 맛’이 난다. 자연스럽게 DB의 경기를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특히 원주 홈팬들의 성원이 대단하다. 지난 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홈경기에서는 팬들의 힘으로 판정이 번복되는 재미있는 일까지 발생했다.
DB가 KCC를 추격하던 3쿼터 종료 32.5초전 DB의 로드 벤슨(34)과 KCC의 안드레 에밋(36)이 리바운드 경합을 벌였다. 볼은 에밋의 손을 맞고 아웃됐지만 심판은 벤슨의 손에 맞았다고 판단해 KCC의 공격권을 선언했다.
상황이 벌어진 곳은 DB벤치 맞은편이었다. 근접해서 경기를 지켜보던 1층에 앉은 관중들은 일제히 ‘비디오!’를 외쳤다. 손동작으로 비디오 판독 제스처를 취하는 팬들도 있었다. 이를 본 이상범(49) 감독은 심판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오심으로 밝혀졌고, DB는 공격권을 가져가게 됐다. 그 순간 이 감독의 입가에는 웃음이 번졌고 DB의 가드 두경민(27)은 ‘비디오!’를 외친 팬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팬들은 말할 것도 없다. ‘와!’하는 함성이 터졌다. 이 기세를 몰아 DB는 79-70의 역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