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의 팁인] 잇단 판정 논란…WKBL 신뢰가 무너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5일 05시 45분


판정에 항의하는 신기성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제공|WKBL
판정에 항의하는 신기성 감독(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제공|WKBL
최근 여자프로농구가 판정 문제로 시끄럽다.

인천 신한은행의 외국인선수 쏜튼이 지난 1일 아산 우리은행과의 경기 도중 상대의 거친 수비를 받는 상황에서 몸을 돌리다 팔꿈치로 김정은을 가격한 것에 언스포츠맨라이크(U) 파울을 지적받은 일을 계기로 여자프로농구 판정이 제대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WKBL은 재정위원회를 통해 “판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공탁금을 걸고 제소까지 결정한 신한은행이 얻은 건 하나도 없었다.

그 일이 있고 난 직후 또 판정 문제가 불거졌다. 3일 청주 KB스타즈와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공격 중이던 KB스타즈가 볼을 흘렸고, 이를 삼성생명의 김한별이 잡았다. 동시에 공격제한시간(24초) 종료를 알리는 버저와 함께 백보드에 불이 들어왔다.

심판은 공격제한시간 초과를 선언했지만 KB스타즈는 강하게 반발했다. 김한별이 명백하게 볼을 소유한 뒤 패스를 했기 때문에 인플레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3심이 합의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오심이었다. 백보드에 24초 초과를 알리는 불이 들어옴과 동시에 김한별이 볼을 잡았다. 애매한 상황이라고 보면 심판이 아예 휘슬을 불지 말았어야 했다. 게다가 김한별이 볼을 잡았을 때는 상대와의 경합도 없었다.

판정에 항의하는 김보미. 사진제공|WKBL
판정에 항의하는 김보미. 사진제공|WKBL

TV중계 화면을 보면 공격제한시간 초과를 선언한 심판의 위치에서는 김한별이 확실하게 볼을 잡았는지가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다른 위치에 있던 심판들의 의견이 중요할 수 있었는데 3심 합의에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아쉬운 대목이다.

판정 문제가 줄을 이으면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불신의 팽배다. 심판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때까지 떨어졌다. 각 팀 벤치는 심판의 휘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판정으로 인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항의를 거칠 게 하는 장면도 자주 나온다. 그렇다보니 심판부와 벤치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질 것을 우려하는 구단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심판부와 판정 문제에 있어서 유독 관대함을 유지했던 WKBL의 행보가 중요해졌다. 지금처럼 판정에 대한 문제를 방치한다면 심판과 각 팀 벤치의 신뢰 회복은 요원할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리그를 관장하는 WKBL이 적극 나서야 한다. 연맹이 어려운 환경에서 여자프로농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구단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최용석 스포츠1부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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