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캐나다와 맞붙어서 끊임없이 쏟아진 슛을 막아내는 것을 보고 희망을 봤습니다. 골리 맷 달튼이 버티고 있는 한국 아이스하키대표팀이 세계를 놀라게 하길 기대합니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49)는 캐나다 출신으로 특별귀화해 대한민국 아이스하키대표팀 골문을 지키고 있는 맷 달튼(32·안양 한라)을 응원하고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4회 연속 출전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4강 신화를 창출했던 홍 전무는 ‘골을 넣는 경기에선 수비가 강해야 강팀이 될 수 있다’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수비가 안정되지 않으면 공격도 제대로 되지 않아 흔들리기 때문이다. 아이스하키에선 골리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선뜻 달튼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 것이다.
달튼은 지난해 12월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신들린 듯한 선방을 보여줬다. 세계 최고 공격수들로 구성된 캐나다는 달튼이 지키는 한국 골문을 향해 경기 내내 무려 56개의 소나기 슛을 쏟아냈다. 달튼은 그 가운데 53개를 막았다. 세이브율이 무려 94.6%였다. 비록 한국이 2-4로 졌지만 달튼의 맹활약과 한국 선수들의 투혼에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반란을 꿈꾼다. 그 중심에 달튼이 있다. 스피드가 강조되는 최근 아이스하키 흐름에서 골리의 역할은 팀 전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캐나다 남자 아이스하키는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9개나 딴 아이스하키 절대 강국이다. 지난해 12월 달튼이 골문을 든든히 지켜내면서 한국은 캐나다의 공세에 맞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반격을 할 수 있었다. 평창에서 달튼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홍 전무의 응원 메시지에 달튼은 “2002 한일 월드컵의 영웅이 보내준 격려, 너무 고맙고 영광이다. 우리도 노력해서 2002 월드컵처럼 국민들을 기쁘고 자랑스럽게 하고 싶다. 홍 전무가 수비수로 대한민국을 잘 지켰던 것처럼 나도 최선을 다해 골문을 막을 생각이다”라며 활짝 웃었다.
지도자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말부터 축구 행정가로 나선 홍 전무는 “국민들도 2002년 보여줬던 성원을 아이스하키에도 보여주기를 바란다. 국민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2002년 4강 신화의 힘이었다. 달튼 등 선수들을 믿고 끝까지 박수 치자. 그럼 한국이 세계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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