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의 가드 박혜진은 국내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로 손꼽힌다. 2대2 플레이에 강점이 있고 침착한 경기 조율, 안정적인 패스, 정확한 외곽슛까지 갖췄다. 여기에 수비까지 리그 최고급이다. 워낙 장점이 많다보니 포인트가드, 슈팅가드를 가리지 않고 팀에서 원하는 역할을 해낸다. 우리은행은 15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부천 KEB하나은행에 고전 끝에 73-62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박혜진(21점·4어시스트·3점슛 5개)이 왜 최고선수인지를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이날 우리은행은 졸전을 펼쳤다. 1쿼터 7개의 3점슛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는 등 야투 난조에 시달렸다. 2쿼터에도 좀처럼 야투 난조가 해결되지 않았다. 박혜진만 분전했다. 우리은행은 전반 15개의 3점슛을 시도해 단 3개만을 성공했는데, 이는 모두 박혜진의 손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은행은 전반을 25-34로 뒤졌다.
후반에도 박혜진은 팀을 홀로 이끌다시피 했다. 3쿼터에만 9점을 몰아치며 팀 공격을 주도했는데, 상대의 지역방어에는 자신의 득점 뿐 아니라 정확한 패스로 동료들의 공격 찬스까지 제공했다. 덕분에 전반에 5점에 그친 나탈리 어천와(20점·16리바운드)가 3쿼터 들어 득점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승부처에서도 어김없이 빛났다. 경기 종료 9분17초전 3점슛으로 53-54, 1점차 추격을 이끌어낸 뒤 경기 종료 7분55초전에는 김지영을 제치고 골밑으로 돌파해 절묘한 패스로 임영희(11점)의 득점을 도왔다. 임영희는 상대 파울까지 얻은 보너스 자유투까지 성공시켰고, 우리은행은 56-54의 역전에 성공했다.
박혜진의 손으로 역전을 일궈낸 우리은행은 비로소 공격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김정은(9점), 임영희의 속공이 나왔고 리드를 다시 놓치지 않았다. 박혜진의 활약으로 역전승을 거둔 우리은행은 18승(4패)째를 수확하며 2위 KB스타즈(15승6패)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렸다. 동시에 KEB하나은행전 12연승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