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수비조직력 포괄적으로 살핀다” 전략 “선수풀 확대 본선 리스크 최소화” 채찍 “김영권 더 보여줘야 월드컵 간다”
22일부터 2주 간 터키 안탈리아에서 진행될 축구국가대표팀의 동계전지훈련은 2018러시아월드컵을 향한 태극전사들의 최종 테스트 무대다. 여기에 참가할 선수단의 명단이 공개됐다. 대표팀 신태용(48) 감독은 1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새해 첫 기자회견을 갖고 1∼2월 여정을 함께 할 엔트리 24인을 공개했다. 신 감독은 “월드컵을 최대한 많은 풀(Pool)로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도 대표팀의 문은 열려 있다”고 했으나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5개월여를 테스트에만 허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 감독의 코멘트를 통해 대표팀의 주요 키워드를 짚어봤다.
● 점검
“새 얼굴도 있고 이번에 합류 못한 이들도 있지만 수비조직 및 기존 멤버들과의 호흡 여부를 포괄적으로 살피고자 한다. 월드컵 리스크를 줄이고자 다양한 선수들을 차출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8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해외 진출을 했거나 군 입대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일부가 빠졌으나 새로 합류한 인원 다수가 태극마크를 달아본 경험이 있다. 손준호(26·전북 현대)만이 유일하게 A매치 데뷔를 기다린다. 마지막 퍼즐조각을 찾는 작업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 희생
“헌신하고 희생하며,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훈련에 새롭게 참여할 선수들은 빨리 녹아들어야 하고 우리 팀 철학을 공유하고 컬러를 입혀야 한다.”
대표팀을 향한 비난의 8할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모습으로 향했다. 온 힘을 쏟고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숨을 헐떡이며 드러눕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지난해 상당기간 대표팀은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해 11월 평가전 시리즈를 기점으로 대표팀이 한층 살아나는 모습이다. 자신감도 찾았다.
물론 만족할 단계가 아니다. 진짜 여정은 지금부터다. 이번 소집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공식 일정이 아니다. 그럼에도 장현수(28·FC도쿄), 김승규(28), 정우영(29·이상 빗셀 고베) 등은 소속 팀에 직접 요청해 합류한다. 그만큼 절박한 시점이다.
● 경쟁
“분명 좋은 선수다. 그러나 한동안 뛰지 못했다. 팀을 옮겼다고 뽑는 건 옳지 않다. 팀에서 경쟁력을 보이면 다시 기회가 오겠지만 이름값으로 대표팀에 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겨울 선수이적시장에서 왼쪽 풀백 박주호(31·울산 현대)와 중앙수비수 홍정호(30·전북)가 K리그로 발걸음을 옮겼다. 새 출발인 만큼 일각에서는 대표팀 동계훈련 캠프에 합류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신 감독은 냉정했다. 더 이상 이름값이 대표팀 승선을 보장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말실수로 한동안 마음고생을 한 김영권(28·광저우 에버그란데) 역시 원점에 섰다. 신 감독은 “우리가 기대하는 선까지는 보여줘야 월드컵에 갈 수 있다”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