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신태용 타임…‘최후의 23인’ 옥석 가린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23일 05시 45분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DB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DB
■ 축구대표팀 전지훈련 위해 터키행

유럽파 외 24명 소집…마지막 생존 경쟁
자메이카 등 3차례 평가전서 전술실험도


2018러시아월드컵 개막이 불과 5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신태용호가 22일 터키 안탈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소집선수 24명 가운데 15명이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전훈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소집기간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소집 규정에 따라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만 열리는 훈련이다. 따라서 손흥민(토트넘) 등 유럽파는 빠지고 K리그,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이 참가한다. 대표팀은 다음달 4일까지 담금질을 하는데, 이 기간동안 몰도바(27일)∼자메이카(30일)∼라트비아(2월3일)와의 평가전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전훈이 갖는 의미 중 하나는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의 수장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마음껏 선수 및 전술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신 감독의 2017년은 잠 못 드는 밤의 연속이었다. 울리 슈틸리케로부터 대표팀 지휘봉을 넘겨받은 게 7월초다. 당시 본선행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뒀다. 신 감독의 지상과제는 본선티켓을 따내는 것이었다. 시간이 부족했다. 지휘봉을 잡자마자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최종예선을 치렀다. 2경기 연속 득점 없이 비기고도 다행히 본선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축배는 언감생심이었다.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엉뚱한 방향으로 불똥이 튀었다. 졸전, 헹가래, 히딩크 등 예상치 못했던 화살들이 날아들었다. 사면초가였다. 이런 상황에서 10월 원정 평가전은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경기력이 형편없었다. 본선티켓을 따낸 감독이지만 자신의 색깔을 내기란 불가능했다. 본선 진출국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 감독에겐 경기의 내용과 결과 모두 중요했다. 선수기용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색깔을 입히기보다는 이길 수 있는 기용, 이미 합격점을 받은 선수들 위주로 전력을 꾸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막다른 골목에서 숨통을 틔워준 건 11월 국내에서 열린 2차례 평가전이었다. 경기력이 조금씩 살아났다.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도 중국, 북한과의 경기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일본과의 경기를 통해 해피엔딩을 하며 기사회생했다.

새해 첫 훈련을 갖는 터키 전훈은 신 감독에겐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처음으로 마련된 ‘신태용 타임’ 덕분이다. 이제야 옥석을 가리기 위한 테스트를 양껏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긴가민가했던 선수를 투입해보고, 전술적으로도 다양하게 실험할 수 있는 평가전이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월드컵 구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선수 엔트리는 23명이다. 신 감독은 이미 엔트리 70% 정도의 윤곽은 잡았고, 나머지 30%는 경쟁구도를 통해 뽑겠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다. 남은 자리를 놓고 이번에 모인 K리그와 J리그, 슈퍼리그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신 감독이 어떤 선수에게 합격점을 줄지, 또 어떤 전술카드를 실험할지가 이번 전훈의 관전포인트라 할 수 있다.

최현길 전문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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