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쇼트트랙대표팀의 막내 황대헌은 2017∼2018시즌 ISU 월드컵 남자 1500m 랭킹 1위다. 남자 1500m는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첫 메달의 주인이 나오는 종목이라 그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1500m는 늘 한국대표팀의 메달밭으로 주목 받는 종목이다. 뒤에 처진 채 레이스를 지켜보다 막판에 치고 나오는 전략은 지구력이 뛰어난 한국 선수들에게 딱 맞았다. 2002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에서 고기현(여)이 첫 금메달을 안긴 이후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안현수(남)와 진선유(여),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이정수(남)까지 총 네 차례 올림픽 우승을 차지한 종목이다. 1994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의 채지훈(남) 이후 남녀를 통틀어 단 하나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한 500m와 대조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1500m는 금메달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손꼽힌다. 특히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은 고사하고 단 하나의 메달조차 따내지 못한 남자대표팀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 중심에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남자 1500m 월드컵랭킹 1위 황대헌(19·부흥고)이 버티고 있다. 더욱이 남자 1500m는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첫 메달의 주인이 나오는 종목이다. 황대헌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황대헌은 남자대표팀의 ‘무서운 막내’로 통한다. 평창올림픽에선 1500m뿐만 아니라 500m와 1000m, 5000m 계주까지 전 종목에 출전한다. 180㎝의 큰 키를 지닌데다 몸싸움에 능하고, 지구력도 뛰어나다. 단거리 전문 선수들처럼 폭발적인 스피드까진 아니지만 체력을 비축했다가 막판에 치고 나가는 중장거리 종목에선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2016~2017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ISU 월드컵 1000m와 1500m에서 따낸 메달만 6개(금2·은4)에 달할 정도로 최근 컨디션이 좋다. 특히 2017~2018시즌 월드컵 2차대회(독일 도흐레흐트) 남자 1500m 결승에선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손꼽히는 찰스 해믈린과 사무엘 기라드(이상 캐나다),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 리우 샤올린 산도르, 리우 샤오앙(이상 헝가리)을 모두 제치고 우승을 차지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서이라(26·화성시청)와 임효준(22·한국체대)에 다소 가린 면이 있지만, 기량만 보면 언제 우승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내부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19세의 젊은 나이는 황대헌이 지닌 최고의 무기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선 세계 최정상급의 기량을 뽐낼 것이란 기대가 크다.
빙상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을 살펴보면, 고교 시절에 기량이 많이 늘었는데 (황)대헌이도 그렇다. 대표 선발전 이후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자기 역할을 하더라. 기존 지도자들의 평가도 워낙 좋았다. 지금처럼 성장하면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2022년쯤 최전성기를 누릴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