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대들보로 성장한 정현(22·한체대·삼성증권 후원·세계랭킹 58위)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수많은 팬들과 취재진으로 붐빈 공항은 또 한명의 ‘국민 스포츠 스타’가 탄생했음을 알렸다.
정현은 2018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4강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롭게 썼다. 한국 선수가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오픈·US오픈) 4강에 오른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전까지 최고성적은 이덕희(1981년)와 이형택(2000년, 2007년)이 US오픈에서 기록한 16강 진출이었다. 정현은 8강 진출로 역대 선배들의 기록을 뛰어넘은 뒤 4강 진출로 이틀 만에 자신의 최고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 등 강호들을 연전연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4강전에서는 세계 최강의 사나이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결전을 벌였으나 왼발바닥 물집 부상으로 인해 경기를 중도 포기했다.
그러나 그에게 부상의 아쉬움은 크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감사함이 더 컸기 때문이다. 공항까지 나와 자신을 이토록 반겨주는 고국의 팬들을 향해 그는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를 올렸다.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소감을 말해 달라.
“사실 공항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나와 주실 줄 몰랐다. 호주오픈 4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는 살짝 기분만 좋았는데, 지금 공항에 와 이렇게 많은 팬 분들을 보니 더욱 더 실감이 난다. 큰 관심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몸 상태는 어떤가.
“아직까지 발에 통증이 남아 있는 상태다. 병원에 가서 전신을 검진 받을 예정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본인이 얻은 것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항상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할 수 있다는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테니스 선수도 (큰 무대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게 가장 기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일까.
“하나만 뽑을 수는 없다. 한국 최초 8강 진출, 조코비치를 2년 만에 같은 코트에서 만난 것, 또 그를 상대로 이긴 것, 첫 4강 진출 등 너무나 많다. 모든 순간이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향후 목표는 어떻게 되나.
“항상 4대 메이저대회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 목표였다. 그날을 앞당기고 싶은 마음이다. 국내기록이 이렇게 빨리 깨질 줄은 몰랐다. 이제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다. 모든 선수들이 나를 좋게 평가해주더라. 그 선수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호주오픈에 참가하는 2주 동안 정말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그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한국 테니스를 위해 더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리겠다. 그럼 나도 더 좋은 기량으로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