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해창은 지난해 타율 0.272, 11홈런, 44타점으로 타격에도 눈을 뜨며 든든한 안방마님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스프링캠프를 목전에 둔 kt 이해창(31)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지난해와 똑같이 시작하는 시즌 준비지만 그에게는 올해 유독 챙겨야 할 게 많았다. 막연한 ‘준비’보다는 실질적으로 표면에 드러나는 ‘성과’를 위해 시즌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해창은 2010년에 프로무대에 데뷔한 뒤 5년간 먼 길을 돌고 돌아 신생팀 kt에 합류했다. 남들이 말하는 ‘주전’이라는 말이 그에게는 유독 멀게만 느껴지는 단어였다. 새로운 팀에 합류해서도 그에게 시즌이란 늘 ‘준비’만 한 채 기다리는 머나 먼 목표였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오랜 시간 묵묵히 준비를 한 그에게 거짓말 같이 기회가 찾아왔다. 2016시즌 88경기에 나선 데 이어 2017시즌에는 마법사 군단의 안방을 장성우와 함께 굳건히 지켰다. 지난해 114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0.272, 11홈런, 44타점. 공수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과 기량을 보인 끝에 올스타로 뽑히는 영광까지 안았다.
kt 이해창. 사진제공|kt wiz 다가오는 2018시즌은 이제 더 이상 그에게 준비만 하는 시간이 아니다. kt의 안방마님으로서 무엇인가 더 보여줘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29일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에 만난 그는 “(김진욱) 감독님께서 5할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셨다.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이제는 가능성이 아닌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하게 말했다.
주전 발돋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아직도 내가 자리 잡은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간절하게 야구를 해야 하는 것은 지난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차분히 설명했다. 그의 간절함은 실제 새로운 시즌 목표를 말하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해창은 “몸 건강히 다치지 않고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최우선이다. 수치상으로는 ‘한개만 더’를 목표로 하고 싶다. 타율은 1리, 타점은 1타점, 안타는 1개라도 지난해보다 더 많이 기록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작은 것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그이기에 ‘+1’ 목표가 진심으로 느껴졌다. 막연한 목표보다는 현실적인 한 계단을 선택한 그의 발걸음이 올 시즌 끝에는 어디로 도착해 있을 지 새삼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