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3일 라트비아와 평가전을 끝으로 터키 전지훈련을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이번 전훈 평가전에서 2승1무로 한번도 지지 않았다. 몰도바(1-0승) 자메이카(2-2무)에 이어 라트비아전서도 1-0으로 이겼다. 최근 A매치 8경기 연속 무패(5승3무). 아무리 약체와의 평가전이라도 결과는 중요하다. 지지 않는 경기를 꾸준히 하면 선수들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신 감독이 자신의 색깔을 입힐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지난해 최종예선 9차전부터 지휘봉을 잡아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과 이후 각종 논란 때문에 정작 본선 티켓을 따고도 자신이 원했던 실험을 못했다.
이번 전훈에서는 비록 유럽파가 빠졌지만 그동안 머릿속에만 담아뒀던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가능성을 살폈다. 중앙 수비는 물론이고 윙백과 중앙MF까지 테스트한 건 소중한 시간이었다. 3월 A매치부터는 사실상 주전을 확정하고 조직을 완성해야하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에서 재미를 봤던 4-4-2 시스템을 유지한 것도 긍정적이다. 이는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고, 아울러 전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의미다.
김신욱의 재발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동아시안컵 일본전 이후 4경기 연속골이다. 대표팀의 4경기 연속골은 2011년 박주영 이후 7년 만이다. 김신욱의 자신감과 신 감독의 확신이 맞물렸던 시간이었다.
아쉬움도 남겼다. 그 중 꼭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골 결정력이다.
동계시즌의 선수들 몸 상태를 감안하더라도 문전에서의 날카로움이 부족했다는 건 사실이다. 결정력이 좋다는 건 조직력보다는 찬스에서 해결할 수 있는 개인 능력이다. 경기력에서 압도했던 라트비아전에서 1골은 부족했다. 3골 이상을 뽑았어야했다는 게 신 감독의 아쉬움이다.
1차전 몰도바전에서도 11-1의 슈팅수를 기록했지만 단 한골에 그쳤고, 자메이카전 또한 23차례의 슈팅 중 골문으로 들어간 건 김신욱의 헤딩 2차례였다. 또 3경기 동안 골 맛을 본 건 김신욱이 유일하다.
크로스가 김신욱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된 것도 개선되어야한다. 월드컵 본선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유럽파의 합류를 통해 달라진다지만 공격 패턴의 단조로움은 고민거리다.
신 감독은 경기 후 “많은 기회에서 골을 넣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했고, 김신욱도 “더 보완해서 골 결정력을 높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축구는 골로 말하는 종목이다. 골을 넣어야 이기고, 상대의 골을 막아내야 최소한 비긴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쉽게 말해 골을 넣을 수 있는 결정력, 그리고 상대 골을 막을 수 있는 수비 조직력을 완성해가는 시간이다. 이번 터키 전훈을 통해 이 점을 더욱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이는 월드컵이 개막하는 6월까지 집중적으로 보완해야할 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