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59)은 한국 여자 스키점프 국가대표 1호인 박규림(19·상지대관령고·사진)에게 함박웃음을 지으며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권 위원장은 “메달을 따는 것보다 꿈을 위해 달려가는 행복한 삶이 더 중요하다. 하늘을 가르며 꿈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 달라”며 박규림의 선전을 응원했다.
박규림은 초등학교 5학년 때인 2010년 영화 ‘국가대표’를 보고 스키점프 선수를 꿈꾸게 됐다. 이후 스키점프 캠프에 참가했다가 선수가 되기로 마음을 굳히고 강원 평창으로 홀로 스키점프 유학을 떠났다. 권 위원장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는 패기와 용기에 깊이 감동받았다. 나이를 떠나 어려움을 극복하며 꿈을 갖고 사는 삶에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규림의 이름 앞에는 늘 ‘1호 여자 스키점프 국가대표’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지난 소치겨울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된 여자부 스키점프는 국내에선 불모지나 마찬가지다.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주인공인 최서우(36) 김현기(35) 등이 남자 국가대표로 활약했지만 여자 국가대표 선수는 박규림이 처음이다. 개최국 자동 출전권으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던 박규림은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여전히 19세 소녀에게 ‘1호’ 타이틀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권 위원장은 “박규림에게 평생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온 ‘현재를 살아라’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지 말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 그는 “무거운 짐을 지고는 먼 길을 갈 수가 없다. 메달을 따야만 하고, 미래에 무엇이 되어야만 한다는 짐을 내려놓고 그저 꿈을 펼쳐 훨훨 날아 달라”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권 위원장은 박규림의 경기가 열리는 12일 평창에 직접 가서 경기를 관람할 계획이다. 대법관을 겸임하고 있는 권 위원장은 “경기 날 법정이 열리지 않는다면 직접 가서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하겠다. 직접 가지 못하면 TV 중계방송을 보는 장면을 찍어서라도 꼭 인증샷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만 19세로 6·13지방선거에 생애 첫 투표권을 갖게 된 박규림 선수가 나중에 투표 ‘인증샷’을 남겨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박규림은 권 위원장의 응원 메시지에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꿈을 위해 달려가는 행복한 삶이 중요하다’라는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마지막까지 코치님들과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대한민국 여자 스키점프 선수로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강칠구 대표팀 코치(34)에 따르면 박규림은 ‘악바리’다. 언뜻 보기에 아직 앳된 얼굴에 수줍음이 묻어나는 모습이지만 승부욕이 강하다. 강 코치는 “(박규림이) 점프하다 잘 안 되면 ‘악’ 소리를 낸다. 승부욕이 강한데 생각대로 안 되면 아쉬워서 그런 소리를 내는 거다”라고 말했다. 스위스 주니어세계선수권에 참가한 뒤 3일 귀국한 박규림은 5일 평창선수촌에 입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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