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파인더(Pathfinder). 길잡이, 개척자라는 뜻을 가진 이 말만큼 권예은을 잘 설명하는 단어는 없다. 지난 2016년 말 축구화를 벗은 그는 2017 WK리그 해설위원으로 팬들 앞에 돌아왔다. 그리고 비시즌인 현재는 과천시 여자축구단 감독을 비롯해 한국여자축구문화진흥협회 대표직을 맡아 시즌 못지않게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정리한 그는 이제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2016년 11월 첫 단추를 꿴 한국여자축구문화진흥협회다. ‘우먼그라운드’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축구팬들에게도 다가가고 있다.
우먼그라운드의 탄생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년차 선수였던 시절, 부상 재활 도중 우연히 한체대 여자축구동아리 FC천마 학생들을 알게 된 권예은은 이들과 WK리그 선수들의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양쪽 모두에게 윈-윈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동료 선수들을 데리고 끊임없이 아마추어들 사이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축구를 사랑하지만 쉽게 접할 기회가 없었던 이들에게 축구를 선물했다. 대회가 있으면 함께 보러 가고 축구도 알려주는 일을 5∼6년 가까이 계속했다. 그러자 아마추어들이 WK리그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인연이 오늘날 우먼그라운드의 초석이 되었다.
“은퇴할 때 후배들한테 너희들은 응원 받으면서 축구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앞으로 제 역할은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놓는 거예요. 축구와 관련된 새로운 직업을 찾고, 또 선수 출신으로서 좋은 선례를 남기다 보면 언젠가는 여자축구 인기가 많아지고 제 약속도 이뤄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