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낯설어도, 이국적인 외모를 가졌어도 이들의 공통점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경기에 나서는 국적회복 등을 포함한 귀화선수는 총 18명. 전체 한국 선수 145명의 12.4%를 차지한다. 한국의 겨울올림픽 출전 사상 가장 많은 수치다. 국적별로도 캐나다 8명, 미국 5명, 러시아 3명, 노르웨이, 독일 각각 1명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태극마크를 열망하며 한국을 찾았다.
귀화선수의 덕을 가장 많이 본 종목은 11명이 포진한 아이스하키다. 남자 아이스하키의 경우 올림픽 등록선수 25명 중 7명(28%)이 귀화선수다. 아이스하키 강국인 캐나다와 미국 출신들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골리’ 맷 달튼. 캐나다 출신인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서 한국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매 경기 5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는 등 눈부신 선방 쇼를 펼쳤다. 한국 아이스하키 팀은 공격의 첨병인 포워드에 마이클 스위프트(31·캐나다 출신), 마이크 테스트위드(32·미국 출신) 등이 합류하며 화력도 세졌다.
스키 바이애슬론도 절반이 모두 러시아 출신이다. 출전선수 6명 중 티모페이와 안나 프롤리나(34), 예카테리나 아바쿠모바(28)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프롤리나가 2016년 3월 첫 테이프를 끊었고 같은 해 12월에는 청소년대표 출신 아바쿠모바가, 바이애슬론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인 티모페이가 지난해 2월 특별귀화 형식으로 한국인이 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팀에서는 외양으로 알아볼 수 없을 한국계 선수 4명이 포진했다. 박윤정(26·마리사 브랜트)은 1992년 12월에 태어난 후 4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됐다 2016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캐나다 교포 출신 박은정(29)과 임진경(25), 어머니가 한국인인 랜디 그리핀(30)도 뿌리를 찾아 한국 국가대표가 되기로 결심했다. 스키 크로스컨트리의 김마그너스(30)도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서 국가대표가 되기로 결심했다. “억수로 올림픽 나가고 싶다 아입니꺼.” 부산사투리 한마디에 한국 국가대표를 향한 그의 열망이 녹아 있다.
루지 독일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인 에일린 프리쉐(26)는 2015년 독일 대표팀서 은퇴했지만 한국인 ‘임일위’로 다시 썰매를 탈 예정이다. 피겨 아이스댄스의 겜린 알렉산더(25), 스키 프리스타일의 이미현(23·미국명 재클린 클링)도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