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김판곤 위원장이 밝힌 AG 감독의 조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8일 05시 45분


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벌어진 U-23 대표팀 김봉길 감독 계약 해지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사진 왼쪽)이 감독 해임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는 한편, 차기 사령탑 선임 기준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대한축구협회
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벌어진 U-23 대표팀 김봉길 감독 계약 해지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사진 왼쪽)이 감독 해임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는 한편, 차기 사령탑 선임 기준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대한축구협회
■ AG 플랜·리더십·성과…종합적 능력 검증

U-23 챔피언십 졸전 김봉길 감독 하차
이미 선수 발굴 시스템 개선책 찾기 돌입
감독후보 3∼4명 압축 이달 중 결정키로

각급 대표팀이 큰 무대를 준비하는 한국축구의 2018년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릴 아시안게임이다.

U-23(23세 이하) 대표팀이 출전할 이 대회의 우승은 곧 병역혜택을 의미하기에 허투루 치를 수 없다. 최근 기류는 썩 좋지 않다. 1월 중국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김봉길 전 감독이 이끈 U-23 대표팀은 4위에 그쳤다.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20도쿄올림픽 지역예선 톱시드마저 놓쳤다. 결과와 내용 전부 잡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전초전에서 고배를 든 김 감독은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대한축구협회는 결전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가진 협회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해임 이유를 명확히 설명한 한편, 차기 사령탑 선임 기준을 공개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비전 & 가능성 충족하라!

김 위원장은 중국에서 우리 대표팀의 대부분 경기를 지켜봤다. TSG(테크니컬스터디그룹) 최영준 위원이 동행했다. 카타르에 무기력하게 무너진 3·4위전은 마지막 희망이었다. 협회 정몽규 회장도 ‘최소한 발전 여지가 보이면’을 전제로 당시 체제를 바꿀 계획이 없었다고 알려진다.

오히려 결승진출이 좌절된 선수단을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패였다. 즉시 다각적인 분석에 나섰다. 스카우트팀과 스포츠과학팀이 ▲선수선발 ▲체력관리 ▲전술준비 ▲토너먼트 대응 ▲변수통제 등을 포괄적으로 살펴봤다. 특히 체력은 수치화 데이터로 정리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김 감독에게도 리포트를 받았고 소명의 기회도 제공했다.

6일 협회 감독선임소위원회에서 ‘유임 불가’가 결정됐다. 물론 선수들 역시 합격점은 받지 못했다. 휴식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무기력했다. 자기관리도 부족했고 개인능력도 뒤졌다.

이에 김 위원장은 시스템을 거론했다. “우린 누구도 압도하지 못했다. 안타까웠다. 현 구조에서 과연 기술적인 선수가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 생겼다. 최상의 환경을 열어줘야 좋은 선수도 계속 배출된다.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물론 이미 개선책을 찾는 과정에 돌입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차기 감독은 어떻게?

감독선임소위원회는 이달 중 신임 사령탑을 결정할 계획이다. 임기는 ‘자연스런 연임’ 형식이다. 아시안게임에서 합리적인 성과를 내면 2020도쿄올림픽을 대비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 ‘합리적 성적’이란 꼭 금메달만 의미하지 않는다. 성적이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치더라도 최소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면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다.

일각에선 차기 사령탑 선발기준이 될 김봉길 감독과의 결별 이유가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실제로 이를 전부 충족할 후보가 많지 않다. 그래도 절대 기준은 아니다. 최대한 근접하는 지도자를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후보는 제로베이스다. 열정과 리더십, 프로경력만 전부가 아니다. 우승과 그 과정, 단기레이스 결과, 현대축구 흐름파악, 스포츠과학의 이해, 축구철학, 아시안게임 준비계획 등을 전부 확인한다. 인품과 주변과의 융화 역시 중요한 조건이다. 김 위원장은 후보군을 3∼4명으로 압축해 우선순위부터 차례로 면담한 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감독선임소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복안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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