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이어 2020년엔 도쿄 올림픽이 잇달아 열립니다. 본보는 한일 양국의 올림픽 관련 소식을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일본 아사히신문 나카코지 도루 편집위원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도쿄 올림픽 기간에도 양사의 콘텐츠 교류 협력을 강화해 더욱 풍부한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평창 겨울올림픽 준비 과정을 2년 전부터 취재해 왔다. 경기장을 비롯한 시설은 여유 있게 완성됐고 입장권 판매율도 75%를 넘어섰다. 4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평가전을 보더라도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년 월드컵축구 때도 필자는 그 1년 전부터 서울 특파원으로 부임해 상황을 지켜봤다. 뭐니 뭐니 해도 대회 직전에는 열기가 달아오르는 것이 한국이다. 다만 16년 전보다 열기의 온도는 낮은 듯하다. 월드컵 때는 “세계로부터 일본과 비교당한다, 축구 성적도 운영도 매너도 지면 안 된다”며 한국 사람들을 고양시키는 ‘연료’가 있었다. 이번에는 그런 것이 없어 보인다. 게다가 지난해 한국의 최대 관심사는 대통령 선거였고 올림픽 운운할 상황이 아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원자 최순실 씨가 올림픽으로 이권을 노렸다는 의혹도 이미지를 악화시켰다.
또한 개최지 강원도는 많은 사람에게 멀게 느껴지는 지역이다. 한국에서 겨울올림픽 경기는 비인기 종목이 많고 이번에는 김연아처럼 집중 조명을 받는 선수도 없다. 시민들이 ‘자신의 일’로 여길 요소가 적은 이상 올림픽에 대한 차가운 시선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2020년’을 앞둔 도쿄는 벌써부터 올림픽이 관심사가 돼 있다. 인기 경기가 많은 여름 대회인 데다 수도에서의 개최라는 점도 평창과는 다르다.
다만 현재 평창에서 보이는 과제가 도쿄에서도 이어질 것임은 간과할 수 없다. 일례로 시설들의 대회 후 활용과 유지비 문제가 있다. 강원도가 관리하는 7개 경기장은 연간 약 101억 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도쿄의 메인 경기장 유지비는 연간 24억 엔(약 237억 원)으로 예상되고 이를 꾸려갈 방책이 불투명하다.
2022년 겨울올림픽은 최종 유치 경쟁에 이르자 유럽세가 철수한 뒤 개최가 결정된 베이징과 알마티(카자흐스탄)밖에 남지 않았었다. 개최 경비만이 아니라 대회 후에도 많은 세금이 사용되는 올림픽에 대한 거부감은 이미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북한과 연관된 문제도 도쿄로서는 남의 일이 아니다. 평창 올림픽은 서구에서 참가를 꺼리는 발언이 들려오는 등 북한의 위협에 휘둘렸다. 거꾸로 북한의 참가는 대회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 연결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공평성을 버리고 ‘선수 퍼스트’의 깃발을 내리면서까지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결성이라는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
같은 동아시아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도 역시 북한의 위협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이웃 나라 한국의 평창 올림픽에서는 2년 후 일본의 과제와 앞으로 기로에 설 올림픽의 모습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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