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남자쇼트트랙대표팀은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이후 계주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개인기량뿐만 아니라 팀워크, 전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계주는 쇼트트랙 강국의 기준을 가늠하는 종목이라 우승의 가치가 엄청나다. 게다가 남자대표팀은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선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틀어 단 한 개의 메달도 얻지 못한 터라 명예회복에 대한 의지가 무척 강하다. 특히 계주에 온 힘을 쏟아부어야 하는 김도겸(25·스포츠토토)의 각오는 남다르다.
평창올림픽 개인전에는 2017 세계선수권대회 종합우승을 차지한 서이라(26·화성시청)와 선발전 1~2위 임효준(22·한국체대), 황대헌(19·부흥고)이 나선다. 김도겸은 2017~2018시즌 국가대표선발전에서 3위를 기록하며 단체전 출전권만 손에 넣었지만, 개인전에서도 탁월한 기량을 자랑하는 자원이다. 182㎝·73㎏의 당당한 체격을 앞세운 파워 스케이팅은 김도겸이 지닌 최고의 무기다. 2017 알마티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을 때도 힘을 앞세운 아웃코스 주행이 돋보였다.
김도겸은 일찌감치 5000m 계주에 초점을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13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예선부터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가 손꼽은 키워드는 선수간의 호흡과 분위기, 즉 팀워크다. 그는 “선수들간의 호흡과 분위기에 신경 쓰고 있다. 분위기가 살아나면 그만큼 팀워크도 탄탄해진다”며 “나는 계주에 나가다 보니 훈련 일정과 양이 개인전에 나가는 선수들과는 다르다. 특히 체력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막내(황대헌)부터 맏형(곽윤기)까지 스스럼없이 지내다 보니 분위기도 그만큼 좋다”고 밝혔다.
소치올림픽의 악몽을 털어내는 것은 남자대표팀 선수들의 공통과제다. 김도겸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선배님들이 역사적으로 워낙 잘하신 터라 한 번 실수의 여파가 컸던 것 같다”며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부담이 되지만, 각자 자기 위치에서 잘하려고 한다. 지금은 세리머니보다 레이스에 집중할 때”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