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20)이 킴 부탱(캐나다)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페널티를 받아 실격된 가운데, 또다른 메달 기대주 심석희와 킴 부탱의 예전 경기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민정은 13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1번 레인으로 경기에 나섰다. 3위로 달리던 최민정은 2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아웃코스로 킴 부탱을 추월해 2위로 올라선 뒤 1위 아리아나 폰타나(캐나다)와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최민정은 아리아나 폰타나에 0.017초 뒤진 42초856을 기록해 은메달을 획득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심판진이 최민정이 페널티를 부여하면서 최민정은 실격처리 됐다. 이에 3위를 기록한 야라 판 케르코프(네덜란드)가 은메달을, 4위를 기록해 메달권에 들지 못했던 킴 부탱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국제빙상연맹(ISU) 측은 “마지막 코너에서 최민정이 2위를 노리고 킴 부탱의 진행 라인을 가로질렀고, 이로 인해 야라 판 케르코프도 킴 부탱을 앞지를 수 있었다”며 “막판 충돌로 인해 상대 선수의 진행을 지연하고 저지한 것에 대해 최민정에게 페널티가 부과돼 실격처리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를 중계하던 해설진을 비롯해 누리꾼들은 최민정의 페널티 판정에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민정의 레이스 중 실격 사유가 될만한 행동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공통된 반응이었다.
또한 누리꾼들은 최민정이 페널티를 받아야 한다면, 추월 과정에서 최민정에게 손을 쓰는 등 최민정과 함께 몸싸움을 벌인 킴 부탱 역시 페널티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킴 부탱의 페널티 사유가 더욱 분명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최민정에게 페널티를 준 판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이에 지난 2017년 11월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심석희와 킴 부탱의 경기 장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심석희와 최민정은 1000m 결승에 함께 올라 킴 부탱과 레이스를 펼쳤다. 심석희는 2위로 마지막 코스를 돌던 중 킴 부탱과 충돌해 넘어지면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경기 영상에 따르면 킴 부탱은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앞에 있던 심석희의 몸에 손을 댔고, 이후 심석희는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심석희는 킴 부탱과의 충돌로 인해 넘어져 펜스와 부딪히면서 허리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레이스 초반 킴 부탱과 충돌한 엘리스 크리스티(영국)가 실격 판정을 받았을 뿐, 심석희와 충돌한 킴 부탱에 대한 페널티는 없었다. 킴 부탱은 해당 경기에서 최민정에 이어 2위를 기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에 이어 최민정까지 킴 부탱과의 레이스 과정에서 아깝게 메달을 놓치는 상황이 발생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국 대표팀과 킴 부탱의 ‘악연’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편 킴 부탱은 13일 결승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레이스 상황이 기억나지 않아서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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