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이 치러진 지 수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면조(人面鳥)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뜨겁다. 대한민국 정부 대표 페이스북과 트위터 프로필 사진도 13일 인면조로 바뀌었다. 이쯤 되니 정작 공식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의 존재감이 인면조에 밀렸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인면조를 비롯해 개회식에 등장한 백호, 청룡, 주작, 사슴, 소, 멧돼지 등은 주로 연극 무대에서 소품으로 많이 활용되는 ‘퍼핏(puppet·사람의 조작으로 움직이는 인형)’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무대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퍼핏의 장점은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시각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수백억 원대의 투자가 이뤄지는 뮤지컬, 오페라 무대보다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연극 무대에 자주 모습을 비춘다.
평창 올림픽 개회식 역시 소치 겨울올림픽의 10분의 1 정도의 예산으로 치러졌다. 연극 연출가 양정웅이 개회식 연출을 맡아 여느 올림픽 개회식보다 퍼핏 활용도가 두드러졌다. 장유정 감독이 지휘하는 폐회식에서도 ‘인면조’의 활약을 뛰어넘는 ‘그뤠잇’한 무언가가 또 한 번 대중을 감동시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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