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팀추월 예선 개인전 같은 경기, 마지막 주자 페이스 맞춰주지 않아
결국 노선영 기록 적용돼 4강 좌절
팀 추월이라는 종목 이름이 무색했다.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팀 추월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의 모습에선 팀플레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상황은 이랬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김보름(25), 박지우(20), 노선영(29·사진)은 레이스 초반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레이스를 이어갔다. 문제는 마지막 2바퀴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발생했다. 페이스가 떨어진 노선영이 다른 두 선수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팀 추월의 경우 마지막 주자의 기록으로 팀 기록이 매겨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앞선 선수들도 페이스를 맞추며 뒤처진 주자를 끌어와야 했지만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도 “저렇게 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결국 앞선 두 선수에 비해 약 3초 늦게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노선영의 기록(3분3초76)이 그대로 한국 팀의 기록이 됐다. 한국은 전체 8개 팀 중 7위를 차지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과거에도 여자 팀 추월 대표팀의 호흡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지난달 대한빙상경기연맹의 규정 숙지 미숙으로 올림픽 출전 자체가 불발될 위기에 놓였던 노선영은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4차 월드컵 이후) 팀 추월 대표팀이 단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며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메달이 유력한 선수만 따로 훈련을 시켰다는 이야기였다. 노선영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상처는 남았다.
경기 뒤 김보름은 “선영 언니가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도록 경기를 했었는데 마지막에 체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박지우도 “작전의 실패인 것 같다. 원래 (선영 언니가) 두 번째 끼는 방법이었는데 준결승 진출할 생각에 보름 언니랑 제가 욕심을 냈다. 보름 언니를 푸싱하면 기록이 더 나와서 (노선영을 끼지 않고) 그렇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이 정도까지 벌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노선영은 두 선수가 인터뷰를 하는 사이 믹스트존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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