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바이애슬론 15km 매스스타트 우승
소치땐 3cm 차이로 금메달 내줘… 두 대회 연속 ‘영화같은 승부’ 펼쳐
영화 같은 일이 두 번이나 반복됐다. 18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15km 매스스타트 경기. ‘바이애슬론 황제’ 마르탱 푸르카드(30·프랑스)와 지몬 솀프(30·독일)가 결승선에서 스키를 쭉 내밀며 거의 동시에 들어왔다. 푸르카드는 이내 스키폴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이 장면을 보고 사람들은 그가 졌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푸르카드는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하게 웃었다. 35분47초3으로 두 선수의 기록은 같았지만 사진 판독 결과 푸르카드의 발뒤꿈치가 14cm가량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것. 바이애슬론의 결승선 통과 기준은 스키 플레이트의 앞이 아닌 끝이다. 그는 이번 대회 추적 12.5km 우승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최근 6시즌 연속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한 푸르카드는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2개(개인 20km, 추적 12.5km)를 땄다.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딴 프랑스 선수는 푸르카드가 처음이다.
그런 푸르카드에게도 아픔이 있었다. 그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소치 올림픽에서도 같은 종목에서 노르웨이 에밀 스벤센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당시 금메달과 은메달은 고작 3cm 차이로 엇갈렸다. 그는 경기 직후 “4년 전 아깝게 졌던 장면이 떠올라 이번에도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 ‘또 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이겼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숙소에 돌아가 휴대전화 축하 메시지를 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놓친 솀프는 “개인 종목에서 올림픽 메달을 따 기쁘다. 어쨌든 3명만 받을 수 있는 메달이 아니냐”며 만족해했다. 동메달은 스벤센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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