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아이스하키는 남북 단일팀 여자 경기에서는 봉인됐던 ‘대~한민국!’ 응원 속에 어렵사리 강호에 도전했다.
개최국 출전권으로 참가한 세계 랭킹 21위. 체코(세계 랭킹 6위)와 겨룬 첫경기에서는 선취점을 빼앗아 1-2의 석패. 최후까지 쫓아갈 가능성을 느끼게 해준 경기내용이 됐다.
스위스(랭킹 7위)전은 0-8로, 캐나다(랭킹 1위)전은 0-4로 패했다. 하지만 준준결승을 건 20일 핀란드(랭킹 4위)와의 플레이오프전은 비록 2-5로 졌지만 제2피리어드까지 1점차로 건투했다.
유소년기에 캐나다로 이민, 북미 프로아이스하키 리그(NHL) 펭귄스의 DF(디펜스)로서 두 차례 우승을 경험한 백지선 감독을 영입해 시도해온 전력 강화훈련이 열매를 맺었다. 이 올림픽을 위해 한국적을 취득한 외국출신선수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이 정도로 싸울 수는 없다.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것은 2003년 11월 15일 혼잡했던 신요코하마 역이다. J리그나 인기가수의 콘서트로 향하는 인파를 뚫고, 나는 취재를 위해 신요코하마 프린스호텔 스케이트센터로 향했다.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개막전. 관객은 1000명 정도였다. 기업팀의 해체가 이어져 4팀으로 줄어든 일본리그와 한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한라 총 5팀으로 시작했다. 팀 운영에 허덕이는 기업에 떠맡겨진 한일아이스하키는 분기점에 서 있었다. “서로가 곤경에 직면한다면 함께 하자”고 시작한 리그였다.
일본의 코쿠도와 한라의 개막전은 거친 플레이가 이어져 퇴장 선수가 모두 39명 나오는 육박전 끝에 11-1로 코쿠도가 압승했다. 한국과 일본 간 실력차는 명백했다.
이 국경을 넘은 리그는 그 뒤 중국과 러시아 팀이 더해져 지금도 존속하고 있다. 그리고 한라가 첫 우승을 해낸 것은 7기 째인 2009~2010년 시즌이었다, 한라는 2015~2016년, 2016~2017년도 연패하고 있다. 한국 남자대표도 2016년 세계선수권 디비전 1A(2부 담당)에서 일본을 이겼다. 1982년의 첫 대전 이래 34년만의 첫 승리였다. 한일은 역전됐다.
“(아시아리그는) 한국에 있어서 가장 좋은 리그가 됐을 것이다. 한국은 시합을 거듭하며 수준이 높아졌고 반전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일본 아이스하키연맹 한자와 쓰토무(榛澤務) 전무이사는 말한다. 그것은 한국의 아이스하키 협회 양승준 상무이사도 “아시아리그가 없었으면 지금의 수준이 되지 못했다”고 인정하는 대목이다.
“한국은 어떤 경기를 보더라도 지지 않겠다는 강한 자세가 드러난다. 일본도 크게 자극을 받고 절차탁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자와 전무이사는 말한다. 이번에는 복잡한 기분으로 한국의 건투를 보았을 일본 측이 반격할 순서다.
아시아리그를 모색하면서, 한일 관계자는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아시아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자”는 꿈을 나누곤 했다. 지금 그 길고도 긴 장정 한가운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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