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훈련지 후보로 오스트리아 3곳 압축 러 베이스캠프 숙소·훈련장 등 최종 점검 구자철·지동원 등 해외파 경기력 체크도
이제 반환점을 돈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리면 또 다른 메가 스포츠이벤트가 지구촌을 찾아온다. 2018러시아월드컵이다.
1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동계강화훈련을 마치고 잠시 숨고르기에 나섰던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48) 감독의 마음도 차츰 바빠진다. 쉼 없이 돌아가는 월드컵 시계에 맞춰 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다.
신 감독은 24일 유럽 출장길에 오른다. 월드컵 최종엔트리(23인) 범위에 포함된 일부 해외파를 점검하고, 사전훈련지 및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눈으로 살피기 위해서다. 3월 5일 귀국 예정인 신 감독은 3개국을 부지런히 이동해야 한다.
가장 먼저 독일로 발걸음을 옮긴다. 주말에 펼쳐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아우크스부르크의 2017∼2018 분데스리가 경기를 관전한다. 아우크스부르크에는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구자철(29)이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분데스리가2(2부 리그) SV다름슈타트로 임대된 다용도 공격수 지동원(27)을 만난다.
최근 머리 부상을 당했던 구자철은 빠르게 회복돼 정상적으로 출격하며 4년 전 브라질 대회에 이은 개인통산 2번째 월드컵 출전의 꿈을 키우고 있다. 지동원 역시 극심한 슬럼프를 탈출하기 위해 임대 이적을 택했다.
독일 일정을 마치면 러시아로 이동해 베이스캠프를 최종 점검한다. 주요 동선을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숙소와 훈련장 등 각종 시설들을 체크할 참이다.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훈련장은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스트리아로 옮긴다. 신 감독은 6월 초 국내에서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치른 태극전사들이 러시아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만들고 조직력을 극대화할 사전 훈련지를 결정해야 한다. 길어야 열흘 남짓한 시간이지만 사전훈련을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월드컵 본선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어 철두철미한 계획수립이 필수다.
당초 2010남아공월드컵 때 대표팀이 머물렀던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인근 노이슈티프트를 염두에 뒀으나 이미 유럽 다른 국가들이 선점하면서 대한축구협회는 다른 지역을 물색해왔다. 현재 후보지를 오스트리아 3곳으로 압축했고, 이 가운데 한 지역을 선택할 생각이다. 일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할 일이 남았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명문 FC잘츠부르크에서 활약 중인 황희찬(22)의 경기력을 살펴야 한다. 모든 여정은 현지 사정에 맞춰 변경 가능성이 있으나 큰 틀에서는 변하지 않는다.
한편, 신 감독의 유럽출장 때문에 27일부터 이틀간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으로 러시아 소치에서 열릴 러시아월드컵 출전국 팀 워크숍에는 참가할 수 없어 협회는 대표팀의 하비에르 미냐노(51·스페인) 피지컬 코치를 현장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팀 워크숍에서는 기술∼의무∼미디어∼숙박∼마케팅∼안전∼규정 등 다양한 안건들이 포괄적으로 논의된다. 주요국 코칭스태프도 두루 참석한다. 유럽 축구계의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미냐노 코치가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협회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