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을 찾은 네덜란드 국가대표 선수들의 연이은 구설로 네덜란드를 향한 우리 국민들의 시선이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 전 한국 국가대표 감독의 나라로 우리에게 친숙한 네덜란드는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국민들의 많은 성원을 받았다.
특히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금메달리스트 이승훈을 위해 목마를 태워 준 당시 은메달리스트 밥데용(네덜란드)이 이번 올림픽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코치로 활약해 한국과의 인연을 더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이번 올림픽을 찾은 네덜란드 선수들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는 어느 때보다 높아 보였다.
그러나 대회 초반 네덜란드 쇼트트랙 선수 싱키 크네흐트의 손가락 욕설이 구설에 오르며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크네흐트는 10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한국의 임효준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결승선 통과 직후 크네흐트는 임효준에게 다가가 임효준의 머리를 두드리며 축하했다. 그러나 다소 과격해 보이는 축하 인사에 일부 국내 팬들은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축하의 인사였을지는 모르나 임효준의 머리를 툭툭 치는 크네흐트의 손길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후 진행된 약식 시상식에서 크네흐트가 기념촬영 중 손가락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크네흐트는 기념품으로 받은 수호랑 인형을 한 손으로 든 채 사진 촬영에 임했는데, 이때 크네흐트의 가운데 손가락이 치켜세워져 있었다.
앞서 임효준의 머리를 친 것과 시상식 모습까지 더해지면서 그에 대한 인성 논란이 제기됐고 과거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빅토르 안(안현수)을 향해 손가락 욕설을 했던 모습이 재조명되며 구설에 올랐다. 크네흐트는 이후 손가락 욕설 논란에 대해 “그냥 선물을 들고 있었던 것”이라며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크네흐트의 논란 이후 대표적 친한파 선수로 알려진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의 출전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일정이 시작되면서 다시 네덜란드를 향한 국민들의 호감도는 상승했다.
그러나 국내 팬들의 많은 지지와 응원을 받으며 평창에서 경기를 펼친 크라머도 논란에 휩싸였다.
크라머와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선수들이 21일 강릉 한 리조트에서 열린 행사에서 관객에게 상패를 던지는 바람에 현장에 있던 한국 관객이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이후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샀다.
또한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얀 블록휴이센도 21일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에서 개를 잘 대해주세요(Please 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라며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크라머와 블록휴이센은 논란 이후 각각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명과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몇 줄에 불과한 글일 뿐이라며 이들을 향한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함께 팀추월에 나섰던 크라머와 블록휴이센은 자신들보다 앞서 예정되어 있던 여자 팀추월 금메달리스트인 일본 대표팀보다 먼저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주장하며 정해진 스케줄을 바꿔 눈총을 받았다.
이러한 사실까지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아시아인들에 대한 유럽인들의 전형적인 백인우월주의에 따른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올림픽을 찾은 네덜란드 선수들의 연이은 구설에 국내 누리꾼들은 “히딩크의 나라에서 실망을 주네요”, “모든 부분에서 강소대국인 네덜란드를 롤모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의 일은 개탄스럽다”, “괜찮은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파문으로 씁쓸하다”, “사람을 잘 대하는 나라가 되길” 등이라며 네덜란드라는 나라 전체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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