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m-1만m 등 21.4km 질주, 달릴수록 컨디션 상승 기록 경신
23일 첫 공식종목 첫 금메달 도전
국제대회 종목 첫 출전 크라머르와 동-서양 빙상스타 마지막 대결
한국 빙속의 맏형 이승훈(30·대한항공·사진)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1일 5000m 5위, 15일 1만 m 4위에 오른 그는 21일 팀 추월에서 한국의 은메달을 이끌었다. 출전 종목마다 모두 자신의 올림픽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승훈은 “한 바퀴 한 바퀴 돌 때마다 컨디션이 좋아져서 힘과 자신감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총 21.4km를 달린 이승훈은 이제 24일 매스스타트 한 종목만을 남겼다. 이번에 신설된 종목으로 쇼트트랙처럼 여러 명이 동시에 출발해 순위경쟁을 벌인다. 쇼트트랙 선수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전향한 이승훈에게 친숙한 경기 방식이다. 이를 입증하듯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이승훈은 “5000m, 1만 m는 연습 삼아 타고 있다”며 매스스타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매스스타트서 펼쳐질 이승훈과 ‘빙속황제’ 스벤 크라머르(32·네덜란드)의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라머르는 스피드스케이팅 강국 네덜란드에서도 ‘무결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5000m 은메달, 팀추월 동메달을 획득한 뒤 2007∼2009년 세계 종목별 선수권대회에서 5000m, 1만 m, 팀추월에서 3연패의 대기록을 세웠다. 올림픽에서도 총 8개(금 4, 은 2, 동 2)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 그가 매스스타트의 초대 올림픽 챔피언까지 노린다. 크라머르는 “국제대회에서 매스스타트 경기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라면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어 기대된다”며 결의를 다졌다.
이승훈은 코너 워크에 강점을 지녔으며 크라머르는 장거리 레이스에서 노련한 경험이 돋보인다.
2010년 이승훈이 밴쿠버 올림픽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른 뒤 동서양을 대표하는 둘의 대결은 올림픽 때마다 화제를 모았다. 평창 올림픽에서도 5000m에서 크라머르가 올림픽 3연패의 업적을 세우며 이승훈에게 앞섰지만 1만 m와 팀추월에서 이승훈이 크라머르에게 앞섰다. 1만 m 경기 후 4위를 기록한 이승훈은 “(메달 획득은 아쉽지만) 크라머르를 이겨 괜찮다”며 웃기도 했다.
두 선수의 올림픽 대결은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 이승훈은 베이징 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올해 한국 나이로 33세인 크라머르는 4년 뒤 올림픽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크라머르는 “소속팀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다음 올림픽은) 조금 더 생각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 매스스타트 ::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을 결합한 듯한 종목. 쇼트트랙처럼 여러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레인 구분 없이 레이스를 치른다. 선수들이 레이스를 하는 도중 점수를 부여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남녀 모두 16바퀴(6400m)를 도는데 4·8·12바퀴를 마쳤을 때 1∼3위에게 각각 5·3·1점을, 결승선을 통과할 때 상위 3명에게 60·40·20점을 줘 합산 점수로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신설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