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쇼트트랙 男500m서 은빛 질주… 1000m-1500m 불운 떨쳐내
임효준, 1500m 金 이어 銅 추가… 한국, 男500m서 첫 동반 메달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막내 황대헌(19·한국체대 입학 예정)이 마지막 개인전에서 활짝 웃었다.
황대헌은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선에서 ‘2전3기’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인 황대헌은 이번 대회 1500m 결선에서 넘어지며 눈앞에서 메달을 놓쳤고 1000m 준준결선에서 다시 넘어지는 불운이 겹쳤다.
다섯 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황대헌은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와 고인이 된 노진규를 롤 모델 삼아 꿈을 키웠다. 안양 안일초 1학년 재학 당시 학교에서 선생님이 ‘나의 꿈’을 그려오라는 숙제를 냈는데 황대헌은 ‘나의 꿈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열심히 연습!’이라고 적어갈 정도로 국가대표를 향한 의욕을 불태웠다.
부림중 시절부터 전국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던 황대헌은 고교 2학년 때인 2016년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첫 국가대표는 실력보다 행운이었다. 당초 국가대표 선발 명단 8명에 황대헌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선발전 이후 남자선수 3명이 불법도박 혐의로 기소돼 자격이 박탈되며 황대헌에게 기회가 왔고 놓치지 않았다.
황대헌은 2016∼2017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 1000m 준준결선에서 1분20초875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1500m 세계랭킹 1위, 1000m 세계랭킹 2위인 황대헌을 두고 AP통신 등 외신에서는 평창 올림픽 3관왕을 점치기도 했다. “성실하게 노력하고 열심히 했던 선수이자, 쇼트트랙 하면 떠오르는 사람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황대헌은 이번 은메달로 전 세계에 ‘무서운 신예’의 등장을 알렸다.
한편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2·한국체대)은 동메달을 추가했다. 쇼트트랙 강국이면서 유독 남자 500m에 취약한 한국은 2010년 밴쿠버 대회 이후 8년 만에 이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500m 두 개의 메달은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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