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선형… 거침없이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일 03시 00분


발목 수술 딛고 134일만의 코트… KGC전 15분 뛰며 5득점-1스틸
SK “첫 완전체… 4강PO 직행”


“농구 시작한 뒤 이번 겨울만큼 길고 춥게 느껴진 때는 없었어요.”

프로농구 SK 김선형(30)은 송도중 1학년 때 본격적으로 농구에 입문한 뒤 좀처럼 부상을 몰랐던 걸 큰 행운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17일 현대모비스와의 경기 도중 레이업슛을 시도하다 오른쪽 발목을 다친 뒤 줄곧 결장했다. 이번 시즌 45경기를 빠졌다.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힘겨운 재활 과정을 거친 김선형은 당초 시즌 아웃 우려에서 벗어나 28일 KGC와의 안방경기에서 134일 만에 코트를 밟았다. 1쿼터 6분 10초 교체멤버로 출전한 그는 이날 15분 4초를 뛰며 5득점, 1리바운드, 1스틸의 성적을 남겼다. 개인 기록보다도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 거침없이 질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어 보였다.

김선형. KBL 제공
김선형. KBL 제공
복귀에 앞서 김선형은 “부상이란 걸 처음 당했기에 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다시 뛸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겐 기적 같은 일이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부상 당시 인대뿐 아니라 뼈가 일부 골절되면서 발목이 퉁퉁 부은 그는 한동안 슬리퍼만 신고 다녀야 했다.

지난해 10월 인대 파열과 부분 골절 등 부상으로 퉁퉁 부은 김선형의 오른쪽 발목(위 사진)과, 수술과 재활 과정을 거쳐 최근 회복된 발목(아래 사진). SK나이츠 제공
지난해 10월 인대 파열과 부분 골절 등 부상으로 퉁퉁 부은 김선형의 오른쪽 발목(위 사진)과, 수술과 재활 과정을 거쳐 최근 회복된 발목(아래 사진). SK나이츠 제공
두 달 넘게 용인 숙소에서 전담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근력 강화에 집중한 김선형은 정기적으로 스포츠 심리치료 박사를 만나 멘털 강화에도 공을 들였다. 2월 들어 팀 훈련에 합류한 김선형은 “현재 몸 상태는 거의 100%에 가깝다. 우선 팀에 녹아들어야 한다. 하루빨리 게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과제다”고 말했다.

김선형의 가세는 선두권 순위 경쟁에 한창인 SK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위 SK는 2위 KCC를 1.5경기 차로 쫓고 있다. 정규리그 1, 2위 팀은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

SK 문경은 감독은 “시즌 첫 경기 이후 처음으로 부상 이탈자 없이 완전체가 됐다. 김선형이 돌아와 속공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승부처가 될 4쿼터에는 상대 수비 전술에 혼란을 주는 게임메이커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체력 부담을 감안해 정규리그에는 김선형을 1, 4쿼터 위주로 15분 안팎을 내보낸 뒤 플레이오프에는 출전시간을 20분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게 문 감독의 구상이다.

SK 주장인 김선형은 코트 안팎에서 리더로서 전체적인 팀 분위기를 이끌 것으로도 기대된다.

김선형과 문 감독에게 각각 따로 정규리그 목표를 물었더니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우승을 향해 달려야죠. 4강에 직행해야 플레이오프에서 총력전을 펼칠 수 있습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김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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