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순풍’이 한국축구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다. 국가대표팀의 대들보인 기성용(29·스완지시티)과 손흥민(26·토트넘)이 같은 날 나란히 맹위를 떨쳤다. 2018러시아월드컵의 중책을 짊어질 두 주축이기에 더욱 반가운 활약이었다.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A 이적설이 나돌았던 기성용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4일(한국시간) 영국 스완지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웨스트햄과 홈경기에서 1골·1도움을 올렸다.
이날 경기는 팀의 강등권 향방이 걸린 일전이었다. 승점 27로 하위권에 처져있던 스완지시티는 승점 30의 웨스트햄을 잡아야 강등권 탈출이 수월해지는 상황이었다.
해결사는 기성용이었다. 오른쪽 중원을 책임진 기성용은 전반 8분 그림 같은 중거리포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달 번리전에 이은 시즌 2호골.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마틴 올손의 패스를 받은 뒤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왼발로 공을 때렸다.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코스가 완벽했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기성용은 2-0으로 앞선 전반 32분 날카로운 코너킥을 통해 팀의 추가골을 도왔다. 오른발로 감아찬 공이 마이크 판 더 호른의 머리로 정확히 향했고 득점으로 이어졌다. 기성용의 맹활약을 앞세운 스완지시티는 4-1 승리를 챙기고 단숨에 13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잇따라 골맛을 보고 있는 손흥민도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허더즈필드전에서 2골을 기록하고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1일 FA컵 16강 로치데일전(2골·1도움)에 이은 2경기 연속 멀티골 행진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온 손흥민은 전반 27분 델리 알리의 침투 패스를 받아 개인기를 활용해 선취골을 올렸다. 이어 후반 8분에는 해리 케인의 크로스를 머리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15호골이자 리그 10호골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기성용과 손흥민의 동반 활약은 ‘신태용호’로선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신태용호는 이달 말 평가전을 위해 유럽으로 떠나는데 둘이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활용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유럽발 순풍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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