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도 긴 겨울을 보낸 K리그1(클래식)의 새 시즌이 마침내 완전한 막을 올렸다. 4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상주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대결은 이미 시작한 1라운드의 마지막 승부였다.
김 감독의 평가대로 아직 휴식기 여파가 있었다. 몸놀림은 둔탁했고, 상대에 대한 분석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서로가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이변도 많이 연출되지 않았다. 굳이 꼽자면 유상철 감독 체제로 바뀐 ‘만년 하위팀’ 전남 드래곤즈가 큰 폭의 전력보강을 꾀한 수원 삼성 원정에서 2-1 승리를 거둔 정도다.
그럼에도 일단 웃을 만한 팀들은 웃었다.
2014시즌 이후 매년 국내·외 무대를 넘나들며 꾸준히 우승 트로피를 수집해온 전북 현대의 퍼포먼스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2차전을 싹쓸이한 전북은 역시 만만치 않은 리빌딩으로 자신감에 가득 차 있던 울산 현대를 2-0으로 완파해 유쾌하게 출발했다. 올 초 터키 안탈리아로 동계전지훈련을 떠난 축구대표팀에 발탁된 태극전사 7명이 훈련할 수 없었음에도 ‘승리DNA‘는 여전히 강력했다. 국내 선수부터 외국인까지 가장 이상적인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반면 울산과 수원은 좀더 시간이 필요한 듯 하다. 전북이 ‘절대 1강’의 위용을 발휘했다고 하나 울산은 상대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수원 역시 전남의 빠른 공수 전개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처음 내민 플랜A가 먹히지 않았다고 판단됐을 때 벤치 용병술과 선택이 많이 아쉬웠다.
득점 없이 비긴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 또한 뭔가 뚜렷하고 확실한 무기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중상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포항 스틸러스도 대구FC와의 안방 승부에서 3-0 쾌승과 함께 모처럼 ‘전통의 명가’다운 결실을 맺었다. 이름값은 뒤질지언정 탄탄한 조직으로 무장한 대구도 물러서지 않고 잘 싸웠으나 효율적인 포항의 공격 전개를 넘어서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전남과 포항은 2라운드에서 격돌하기 때문에 중위권 흐름의 초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3년 만에 K리그1에 안착한 ‘승격 팀’ 경남FC의 돌풍은 몹시 강렬했다. 승강제 도입 이후 최초로 잔류에 성공한 상주의 벽을 가볍게 넘었다. 지난해 K리그2(챌린지) 득점왕을 경험한 브라질 골게터 말컹은 후반 막판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으나 해트트릭을 성공하며 뜨거운 복귀를 알렸다.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긴장도 크고 부담도 있지만 우리의 능력을 확인하는 90분이 됐으면 한다”는 경남 김종부 감독의 바람은 5000여 홈 관중에게 기대감을 안기기에 충분한 퍼포먼스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