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지미 파레디스(30)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매우 중요한 숙제를 풀고 있다. 바로 인내다. KBO리그에서 성패가 걸린 부분이다.
두산은 롯데로 떠난 민병헌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레디스를 선택했다.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점도 매력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유망주로 기대가 높았고 빅리그에서만 6시즌 332경기 출장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해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며 동양 야구도 경험했다. 빠른 발, 빠른 스윙 스피드 그리고 유틸리티 플레이어까지 장점이 많다. 그러나 타격이 부진하면 외국인 선수의 가치는 사라진다.
파레디스는 10대 때 양키스와 계약한 유망주 출신으로 2015년 볼티모어에서 104경기 363타수에서 100안타 10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보다 많은 111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볼넷은 19개뿐이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출전한 트리플A에서도 통산 삼진은 4시즌 315경기 285개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들쑥날쑥한 출장으로 어려움이 컸지만 역시 삼진숫자 97개가 볼넷 16개를 압도했다.
분명 KBO리그는 메이저리그가 아니다. 스트라이크존도 평균적으로 더 좁다. 일본프로야구 1군처럼 제구가 정교한 투수가 즐비한 리그도 아니다. 파레디스가 두산에서 안정적으로 출전하며 우월한 신체적 능력을 잘 활용해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면 매우 위협적인 중심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변화구 대처 능력에 대한 숙제가 해결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파레디스는 “두산 코칭스태프가 ‘빠른 스윙 스피드를 잘 활용하면 변화구에 대처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공에 대한 판단이 확실할 때까지 잘 참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련한 KBO코치들은 상대 외국인 선수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파레디스는 이미 일본에서 절망스러운 현미경 야구를 경험했다. 그만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의욕이 강하고 선구안이라는 숙제의 중요성도 알고 있다. “두산이 지난 세 시즌 동안 어떤 성적을 올렸는지 잘 안다. 강팀이다. 그래서 더 누가 되기 싫다. 잘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