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화 마운드를 전망해달라는 질문에 여러 야구 전문가는 “물음표가 붙는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특히 선발진에 대해선 냉정한 평가가 잇따른다. 연승을 잇고, 연패를 끊어줄 만한 확실한 에이스감이 없어서다. 그러다 보니 새 외국인투수 키버스 샘슨(27)과 제이슨 휠러(28)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또는 정상급의 선발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은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는 한 투수 출신 해설위원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올 시즌 한화의 선발 원투펀치는 샘슨과 휠러다. 둘 중에선 빠른 공을 지닌 샘슨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진두지휘하는 한화 한용덕 감독은 “샘슨의 투구에 100% 만족한다”며 “최고구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은 볼 끝이 위력적이다. 커브, 슬라이더, 컷패스트볼(커터) 등의 변화구도 좋아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다. 제 몫을 다 할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한 감독은 선수의 인성을 강조한다. 샘슨은 이 조건에도 딱 맞는다.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며 팀에 녹아들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7일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연습경기가 끝나고는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나경민(롯데)과 마주치자 “(나경민이) 한국에서 뛰고 있는 줄 전혀 몰랐다. 정말 반가웠다”며 마치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기도 했다.
달라진 환경에도 빨리 적응한다. 전훈지 구장의 마운드 상태가 KBO리그의 그것과 달리 무른 터라 우려가 컸지만, 주어진 환경에 빨리 적응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한 감독도 “마운드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잘 던져주면 걱정 없다”고 외쳤다. 샘슨의 올 시즌 활약을 기대케 한 대목이다. 고친다구장에서 만난 샘슨은 KBO리그 첫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한화는 끈끈한 팀, 분명히 좋은 기회 올 것”
-한화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년 전에도 한화에서 영입을 제안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메이저리그(ML) 신시내티 소속이었다. ML과 마이너리그를 오가던 시절이었는데, 빅리그 진입에 대한 의지가 강해서 오지 않았다. 2년간 꾸준히 연락을 취하며 의견을 주고받았고, 이번 기회에 한화와 인연을 맺게 됐다. 좋은 팀에서 뛰게 돼 기쁘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본 한화는 어떤 팀인가.
“재능 있는 선수들이 정말 많고, 끈끈한 팀워크가 돋보인다. 정규시즌을 시작한 뒤에도 지금과 같은 호흡을 유지한다면 분명히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한화와 계약하기 전에도 KBO리그에 대해 알고 있었나.
“그렇다. KBO리그에는 좋은 타자가 정말 많다고 들었다. 공을 끝까지 보고 볼넷으로 출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좋은 타자들을 상대로 이겨내는 것이 내가 해야 할 몫이다. 팀 문화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들었다. 우선 팀에 적응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 “내 장점은 수싸움, 강상원 허슬플레이 인상적”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알려져 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내 주무기는 빠른 공이 맞다. 가장 자신 있게 던지는 구종이다. 커브와 체인지업도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나의 가장 큰 장점은 타자와 수싸움을 잘한다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타자가 어떤 공을 기다리고 있는지 직감할 수 있다.”
-훈련이나 연습경기를 통해 본 인상적인 선수를 꼽는다면.
“정말 많은데, 내 뒤에서 수비를 하는 중견수 강상원이 특히 눈에 띈다. 아직 스프링캠프임에도 불구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다. 펜스에 부딪치며 허슬플레이를 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말 열심히 뛴다. 그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젊은 선수들이 실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궁금하다.”
-올 시즌을 넘어 KBO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를 꼽아 달라.
“마운드에 올라 공격적인 투구를 하고, 템포를 조절하며 상황에 맞게 투구해야 한다. 나만의 게임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던져야 타자와 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