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KLPGA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9일 05시 30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회수·상금 규모 비약적 성장
대회·선수 후원 기업도 증가세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 변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지난 10년간 외형적인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뤄냈다. KLPGA 1부 투어 기준으로 2009년에 18개 대회를 개최했고, 시즌 총 상금 규모는 69억9000만원이었다. 2018시즌은 총 30개 대회, 총 상금 207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한 해 개최되는 대회수는 1.5배 이상 증가했고, 시즌 총 상금 액수는 무려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선수들에 대한 대우도 확실히 달라졌다. 선수들을 후원하는 기업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고, 특히 올해에는 많은 기업들이 직접 골프단 운영에도 뛰어들었다. 이렇듯 좋은 여건이 마련되면서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돼 국내 여자프로골프의 수준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 안정된 시장을 구축한 KLPGA

KLPGA는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프로야구 다음으로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6년부터 매년 30개 이상의 1부 투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4월 중순부터 11월초까지 대회를 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대회는 해외에서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 메인 스폰서를 유지하는 작업이 별 탈 없이 진행되면서 일정 규모를 유지해나가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크게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여러 기업들은 국내 여자프로골프대회의 메인 스폰서로 나서는 것에 충분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대회를 더 확대할 만큼 기업들이 서로 나서겠다는 분위기는 분명 아니다. 그러나 여자프로골프대회의 스폰서를 제안 받은 다수의 기업들은 긍정적으로 검토를 한다. 스폰서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프로스포츠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 줄을 잇는 선수들 후원

선수들의 후원도 마찬가지다. KLPGA에 따르면 메인 스폰서를 확보한 선수와 선수들을 후원하는 가업들의 숫자는 2016년까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7년 메인 스폰서의 후원을 받은 선수가 총 126명이었는데 이는 역대 최고치다. 또한 2017년 선수들을 후원한 기업의 수는 총 49개 회사였는데 이 또한 가장 많은 수치로 집계됐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1부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만이 대상이 아니다. 2부 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망주들에 대해 후원을 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DB손해보험의 경우 최근 선수들의 후원을 결정했는데 1부 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이 아니었다. 기량이 좋은 어린 선수들을 일찌감치 후원해서 정상급 선수들로 만들어내면서 스폰서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장기적 구상이 깔려있다.

사진제공|DB손해보험
사진제공|DB손해보험

●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 시장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KLPGA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5년부터 KLPGA 홈페이지 및 모바일 사용자 수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태국, 호주, 캐나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KLPGA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숫자도 부쩍 늘었다. 한국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 진출해 매년 두각을 나타내면서 전 세계의 골프 관계자와 팬들이 한국 시장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증명해주는 수치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KLPGA에서 활약했던 많은 선수들이 LGPA 무대를 노크했다. 많은 선수들이 더 큰 시장으로 뛰어들었고, 2009년 이후 지난 9년간 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한국선수는 5명이나 배출됐다. 그 뿐 아니라 매 년 많은 한국 선수들이 LPGA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진입한 선수들의 국가를 살펴보면 한국이 가장 많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이 성장한 무대인 KLPGA에 대한 관심도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 내실다지기에 들어가는 KLPGA

KLPGA는 이제 내실다지기에 들어갔다. 국내 여건상 더 많은 대회를 개최하기는 쉽지 않다. 환경적인 요인으로 국내에서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일정이 나오지 않는다. 대회 수준을 더 끌어올리고, 좀 더 성공적으로 대회를 진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대회를 개최하며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부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골프 관계자는 “꾸준하게 좋은 선수들이 육성이 되면서 여자프로골프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이처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들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는 협회 등 행정가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한 메이저대회를 치르며 규정 적용 때문에 대회 보이콧 얘기까지 나온 적이 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여자프로골프에 관련된 모든 구성원들이 더 노력해야만 지금의 위상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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