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K리그1(클래식) FC서울은 ‘낯섦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은 이미 시작했는데 뭔가 허전함이 남는다. 그간 당연시 여겨졌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지 못한 여파다.
서울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16승13무9패(승점 61)로 5위를 기록했다. FA컵 타이틀 획득에도 실패해 2018시즌 ACL 출전권을 놓쳤다. K리그는 정규리그 1~2위가 ACL 조별리그에 직행하고 3위가 플레이오프(PO)에 나선다.
FA컵 우승 팀에도 출전권이 주어진다. 다만 FA컵 우승팀이 3위 이내에 진입하면 4위 팀이 PO로 향한다. 그렇게 배분된 티켓이 올해는 전북 현대(K리그1 우승)~울산 현대(FA컵 우승)~제주 유나이티드(리그 3위)~수원 삼성(리그 4위)에게 돌아갔다.
‘ACL 단골 참가팀’ 중 하나였던 서울은 올해 아시아 무대에 서진 못하지만 대신 여유를 얻었다. 그러나 절대로 익숙하지 않다. 오히려 아쉽다. 그동안 서울 선수단의 시즌 리듬은 리그와 ACL 조별리그가 동시 진행되는 3~5월까지는 반복되는 주중~주말 경기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라이벌들의 치열한 아시아 클럽 대항전 경쟁을 지켜보면서 넘치는 힘을 배분하는 것이 큰 숙제가 됐다.
강원FC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라운드이자 홈 개막전이 열린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황 감독은 “나도 선수들도 주중 경기에 익숙해 있었다. 긴 시즌 레이스를 치르다보면 어느 정도 여유는 필요한데 지금은 경기에서 다음 경기까지의 간극이 많이 넓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아시아 최고의 클럽 무대에 나서지 못한 허탈함을 달래고, 경기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서울의 선택은 실전이다. 주중 연습경기를 꾸준히 진행했고, 당분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황 감독은 “최소의 사이클을 유지하기 위해 주중에 45~50분 연습경기를 갖고, 실전훈련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스페인 동남부 무르시아와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한 동계훈련에서도 무려 10차례 이상의 연습경기를 소화하면서 자존심 회복을 위한 준비를 단단히 했다. ACL에 나서지 ‘못한’ 서울은 그 아쉬움을 리그에서 확실히 풀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