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는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리빌딩에 목표를 둔 팀이었다. 새 사령탑에 이상범 감독을 선임한 것도 그의 리빌딩 경험을 높게 샀기 때문이었다. 이 감독은 과거 안양 KGC시절 두 시즌 동안의 리빌딩 기간을 거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한 경험이 있었다.
DB는 당초 새로운 틀을 짜고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쌓아 팀을 재건한다는 계획 아래 올 시즌을 맞았다. 그러나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면서 시즌 초반부터 선두에 올랐다. 상승세가 길게 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마저 깨고 시즌 내내 선두권을 유지한 DB는 결국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DB 팬들은 구단 홈페이지에 ‘이상범 감독님, 리빌딩 한다더니….우승을 시켜놨네요’라며 행복한 하소연을 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또한 김주성, 윤호영이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두 선수의 역할이 컸다. 나는 둘을 돕고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것 밖에 한 것이 없다”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DB 구단의 믿음도 이 감독에게는 큰 힘이었다. 그는 “(김정남) 구단주님, 신해용 단장님, 한순철 전 사무국장이 내게 구단 운영에 대한 전권을 줬다. 그 믿음이 팀을 재건하는 데에 큰 힘이 됐다. 좋은 구단, 좋은 선수를 만나서 이룬 결과다. 나는 운이 좋은 감독일 뿐이다”라며 자신을 낮췄다.
예상을 깨고 정규리그 우승을 한 DB는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해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이 감독은 “우승의 기분은 하루만 만끽하고 PO를 준비하겠다. 우리 선수들은 경험이 부족하다. 오늘(11일) 같이 꼭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중압감을 느낀다. PO는 매 경기를 이와 같은 중압감을 느끼면서 치러야 한다. 정규리그에서 그랬듯이 이번에도 선수들과 함께 즐기면서 극복해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