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중일 감독에겐 잊지 못할 유행어가 있다. 삼성 사령탑으로 부임한 첫 해 생긴 ‘나믿가믿(나는 믿을 거야. 가코 믿을 거야)’이란 말이다. 이는 7년이 지난 지금 팀을 옮겨서도 따라다닌다.
류 감독의 믿음에서 비롯된 일이다. 2011년 삼성에서 뛰었던 라이언 가코는 타율 0.243(189타수 46안타 28타점)으로 듬직한 외국인 타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믿는다”는 말로 가코를 묵묵히 기다려줬다. 그러나 결국 반등의 계기는 마련되지 못했고, 가코는 부상으로 시즌 도중 퇴출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나믿가믿’은 일단락됐다.
2018시즌 LG엔 새롭게 이름이 ‘가’로 시작하는 외국인타자가 합류했다. 4번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다. 그런데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첫 시범경기에서 가르시아는 가코를 어렴풋이 떠올리게 했다. 총 세 차례 타석에 들어서 정타 없이 병살타, 삼진,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14일 롯데와의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만난 류 감독은 “잘하겠죠. 기다려보세요”라며 또 믿음을 보냈다.
다행히 가르시아가 응답했다. 역시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2회초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려 LG의 4-2 승리에 기여했다. 3회초에도 중전안타를 때린 가르시아는 이날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류 감독은 “오늘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한다”고 기뻐했다. 가르시아도 “시즌 들어가서도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타점을 많이 올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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