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만의 리턴매치… 황제의 벽은 높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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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페더러에 0-2 패배
다음주 세계랭킹 亞최고 23위 올라

세계 랭킹 26위 정현(22·한국체대)이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BNP파리바오픈 8강전에서 세계 1위 로저 페더러(37·스위스)에게 0-2(5-7, 1-6)로 졌다.

이날 대결은 정현이 1월 호주오픈 4강전에서 페더러와 처음 만나 발바닥 부상으로 기권패한 뒤 49일 만에 성사된 리턴매치였다. 두 번 모두 패배했지만 내용은 달랐다. 정현은 1세트 0-3까지 뒤지다 3-3으로 쫓아간 뒤 4-4, 5-5로 ‘테니스 황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정현은 스트로크 대결에서는 페더러를 압도하기도 했다. 랠리가 길어질수록 페더러에게 불리한 양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자 페더러는 한 박자 빠른 공격을 구사했다. 예측 불허의 서브로 서브에이스도 12개나 낚았다.

페더러는 “정현이 이렇게 빨리 부상에서 돌아와 놀랐다. 리턴은 굉장했고 스피드와 일관성이 뛰어났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테니스 전설 피트 샘프러스 등 명사들도 정현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다음 주 세계 랭킹에서 아시아 선수 최고인 23위까지 오르는 정현은 8강 진출로 1억8000만 원의 상금을 확보해 올 들어 6개 대회 만에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했다. 정현은 “아시아 최고가 된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 페더러를 다시 만나 행복했고 많이 배웠다. 앞으로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정현#테니스#페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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