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를 앞두고 동료들에게 메달 색은 상관없으니 제발 (메달을) 따서 내가 은퇴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결국 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니 다시 도전해야죠.”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 최고령이었던 휠체어컬링 대표팀 서드 정승원(60). 그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정승원은 19일 “나이가 많기 때문에 메달을 획득했다면 은퇴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패럴림픽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2022년 베이징 겨울패럴림픽도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평창 패럴림픽에서 예선을 1위(9승 2패)로 통과했지만 준결승과 동메달결정전에서 연달아 패해 4위에 그쳤다. 정승원은 “그동안 해외 대회에 참가하면서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얻었기 때문에 여기서 멈추는 것(은퇴)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후배 장애인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했다. 정승원은 과거 패럴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세 번이나 탈락했다. 하지만 꾸준히 체력 관리를 한 덕분에 평창 패럴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수 있었다. 그는 “후배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나처럼 포기 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패럴림픽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새 인생을 준비하는 선수도 있다.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주장 한민수(48)다. 그는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의족을 찬 채 줄을 잡고 슬로프를 오르는 성화 봉송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대표팀이 승리한 후 빙판에 동료들을 모아 놓고 “우리가 누구? 챔피언!”이라고 외치며 용기를 북돋아주던 그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다. 한민수는 “사실 메달을 못 따도 은퇴하려고 했는데…. 후배들이 은퇴 선물로 메달을 안겨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대표팀은 평창 패럴림픽에서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사상 첫 패럴림픽 메달(동메달)을 획득했다.
18년간의 선수생활을 마친 한민수는 지도자로서 새로운 길을 걷겠다는 각오다. 그는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다”면서 “장애인 선수 출신의 첫 국내 장애인아이스하키 지도자가 돼 후배들에게 내가 가진 기술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팀 동료들은 캡틴의 도전에 박수를 보냈다. 정승환(32)은 “한민수는 우리의 ‘레전드’다. 오랜 시간 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그가 이제는 지도자로서 좋은 길을 걷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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