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이하 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대표팀은 현지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 20일부터 담금질에 돌입했다. 유럽과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전원 합류했다.
태극전사들은 더블린에 위치한 아일랜드축구협회 내셔널트레이닝센터에서 손발을 맞춘 뒤 22일 벨파스트로 이동, 24일 오후 11시 윈저파크에서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을 펼친다. 이어 전세기로 폴란드 호주프로 장소를 옮겨 28일 오전 3시45분 폴란드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북아일랜드와 폴란드는 대표팀이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스웨덴~독일을 겨냥한 스파링 파트너로 우리의 경쟁력을 실험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시험대다. 월드컵 직전인 5월 말~6월 초에도 4차례 A매치(비공개 1회 포함)를 치르지만 이는 최종엔트리(23명) 체제로 소화하기 때문에 선수 실험 역시 유럽 원정에서 종료된다.
모든 부분에서 포괄적인 점검이 진행되나 최대 화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을 뽑아내는 등 이번 시즌 각급 무대에서 총 18골을 몰아치며 맹위를 떨치는 손흥민(토트넘)의 활용이다.
그래도 상당히 즐거운 고민거리다. 손흥민은 최전방과 측면 윙 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2선 공격수)로 두루 기용이 가능하다. ‘손흥민 시프트’는 대표팀 입장에서 보면 아주 다양한선택지를 제공하는 셈이다.
손흥민의 포지션에 따른 변화도 불가피하다. 신 감독이 연령별 대표팀 시절부터 꾸준히 고민해온 4-4-2 포메이션의 전방에 손흥민을 배치하면 파트너를 선정해야 한다. 전술에 좀더 다양성을 가미하기 위해서는 해리 케인(잉글랜드)과 호흡을 맞추도록 한 토트넘처럼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전북 현대)이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4-4-1-1을 선택해 ‘프리 롤(자유로운 역할)’을 부여하면 황희찬(잘츠부르크)도 훌륭한 짝이 된다.
측면 날개로서의 역량도 대단하다. 손흥민의 본래 포지션이기에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대표팀은 그동안 ‘스트라이커’로서의 역할보다는 ‘윙어’에 무게를 싣고 손흥민을 활용해왔다. 손흥민 이외에 권창훈(디종)~이재성(전북)~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염기훈(수원 삼성)~이근호(강원FC) 등이 윙 포워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2선 공격수로 중원 한복판에서 상대 진영을 전방위적으로 휘젓는 ‘제로(0) 톱’ 또한 아주 좋은 옵션이다. 전방을 책임질 인원을 특정하지 않고도 충분히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신 감독도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적어도 3월 유럽 원정 시리즈는 손흥민의 ‘투 톱’ 가담에 힘이 실리고 있으나 기존 공격수들의 조화 및 팀 전체 컨디션에 따라 언제든지 변화가 가능하다. “우선 투 톱으로 구상했는데 윙 포워드로 시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조합이 있다면 측면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포메이션에 얽매이지 않고 경기 도중에도 자유롭게 포지션을 넘나드는 플레이를 생각 한다”는 게 신 감독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