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시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끝까지 에이스 가스파리니(34·사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1차전 패배 당시 평소보다 저조한 성적(18득점, 공격성공률 31.81%)에도 박 감독은 “가스파리니의 몸 상태는 큰 문제가 없다. 컨디션만 좋으면 뚫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오히려 용기를 북돋웠다.
에이스는 신뢰에 화답했다. 2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화재에 3-1(25-18, 23-25, 25-18, 26-24)로 승리해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이에 따라 정규리그 우승팀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22일 최종 3차전에서 정해지게 됐다.
1세트부터 8득점에 공격성공률 66.67%로 산뜻한 출발을 한 가스파리니는 이날 서브, 블로킹 등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 결과 가스파리니는 전체 4세트 중 3세트에서 이미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서브, 블로킹 각각 3점 이상)을 달성했다. 이날만 후위공격 9점, 블로킹 4점, 서브 3점을 기록하는 등 팀에서 가장 많은 25점(성공률 42.85%)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뒤 가스파리니는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직 시즌을 끝내기 싫다. 3차전에서 더 좋은 퍼포먼스로 정상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강점인 서브도 빛났다. 정규리그 팀 서브 득점 2위인 대한항공은 이날 삼성화재(6개)보다 7개 많은 13개의 서브 득점을 올리며 상대 리시브를 불안하게 했다. 주전 세터 한선수의 다양한 경기 운영도 빛났다. 박 감독은 “상대에 비해 볼 분배가 다양하다 보니 3차전 체력싸움에서는 우리가 좀 더 유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화재는 리시브 불안으로 1세트에 서브 득점으로 7점을 내주는 등 상대의 강한 서브에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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