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하는 우승이다. 신한은행 코치 시절까지 합치면 벌써 12년 연속 통합우승, 우리은행 감독으로만 맞는 통합 6연패다. 6회 우승은 역대 최다. 이미 우승반지는 열 손가락이 모자란 지 오래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10번째 우승을 이끈 위성우 감독(47·사진)에게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반지는 그 어떤 반지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특별하다.
“하나 해결하면 하나가 또 터졌다. 2연패로 시즌을 시작해 출발부터 외국인 선수 단추를 잘못 끼웠고, 시즌 말미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챔프전 앞두고는 외국인 선수가 또 부상을 당해 교체까지 했다. ‘우승을 하지 말라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간절하게 하라고, 우승의 값어치 다시 느끼라고 그런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남겨주신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6·25전쟁 때 학도병으로 참전한 뒤 직업 군인의 길을 걸었던 고인은 2남 2녀 가운데 막내인 위 감독을 누구보다 아꼈다고 한다. 몇 년 전에는 직접 챔프전에 응원을 오기도 했던 아버지였다. 위 감독은 “어렸을 때 운동도 아버님 덕에 시작했다. 경기 때도 늘 기도해 주셨다”며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김정은을 영입한 건 신의 한 수였고 몸이 기억해야 이길 수 있다는 신념을 지닌 위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은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우승을 밥 먹듯 한다고 기쁨의 정도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세상에서 제일 기쁘고 행복한 하루입니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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