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서브로 앙갚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챔프 2차전 현대캐피탈에 완승, 위험 무릅쓰고 서브 강공 8득점
수비도 끈질겨 리시브 성공률 45%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외국인 에이스 가스파리니(오른쪽)가 2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가스파리니는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1득점을 뽑아내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천안=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외국인 에이스 가스파리니(오른쪽)가 2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가스파리니는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1득점을 뽑아내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천안=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안전한 투자를 하면 남는 게 없어요. 위험한 투자를 해야 왕창 남는 거죠.”

적진에서 1승 1패의 목표를 달성한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67)은 승리 뒤 호탕하게 웃으며 이처럼 말했다. 배구단 감독이 난데없이 투자라는 단어를 거론한 건 팀의 강점인 ‘서브 철학’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서브 실패의 위험성에도 앞으로도 끊임없이 강한 서브로 상대를 공략하겠다는 감독의 강한 의지였다. 박 감독은 “완벽한 준비란 없다. 리스크는 감독이 책임을 지고 밀어붙여야 한다”며 자신의 지도 철학까지 덧붙였다.

감독의 바람대로 대한항공은 이날 서브에서 크게 ‘남는 장사’를 하며 웃었다. 대한항공은 2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3-0(25-19, 26-24, 26-24)으로 승리하며 1패 뒤 1승으로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대한항공은 이날 서브로 현대캐피탈(3점)보다 5개 많은 8득점을 했다. 그것도 적재적소에 터졌다. 2세트 듀스 접전 뒤 25-24 상황에서는 대한항공 레프트 곽승석이 상대 리베로 여오현과 레프트 송준호 사이에 떨어뜨리는 절묘한 서브를 성공하며 세트를 가져갔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 16-20까지 뒤처진 상황에서 이후 서브로만 3득점하며 끝내 승부를 3세트에서 마무리했다. 현대캐피탈은 평소 리베로를 맡는 신동광을 레프트 자리에 기용하는 4인 리시브 체제까지 동원했지만 상대의 기세를 막진 못했다.

반대로 대한항공의 안정적인 리시브 라인은 현대캐피탈을 더욱 지치게 만들었다. 정지석, 곽승석 등이 버티는 대한항공은 이날 45%의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의 성공률은 26.6%였다. 경기 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상대가 무너질 타이밍이 됐는데도 잘 버티다 보니 우리 선수들이 당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 감독은 대한항공 곽승석, 정지석의 수비 라인을 한국 배구의 전설적인 수비 라인으로 평가받는 박삼용-이재필, 신진식-석진욱 등과 비교하며 극찬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의 안방 천안에서 장군 멍군을 부른 양 팀은 이제 대한항공의 안방 인천으로 무대를 옮겨 3, 4차전을 치른다.

천안=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대한항공#현대캐피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