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2018시즌부터 자동 고의4구를 시행키로 결정했다. 2017시즌부터 이 제도를 실시한 메이저리그의 흐름을 따라가는 동시에 스피드 업의 효과까지 노린 조치다. ‘2018 KBO리그 규정’의 ‘경기의 스피드업’ 항목에 따르면, ‘감독이 심판에게 고의4구 의사를 전달하는 경우 투수가 별도로 투구하지 않더라도 볼넷으로 인정한다. 이 경우 자동 고의4구임을 전광판을 통해 알린다’고 명시돼 있다.
24~25일 개막 2연전에서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던 자동 고의4구가 27일 고척 LG-넥센전에서 처음 나왔다. 1-2로 끌려가던 넥센은 6회 무사 1·2루에서 김하성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자 LG 류중일 감독은 김익수 구심에게 고의4구 의사를 전달했다. 타석에 들어가려던 고종욱은 배팅장갑 등의 장비를 벗고 곧바로 1루로 달려갔다. 전광판에는 ‘자동 고의4구’라는 자막이 표출됐다. LG 선발 헨리 소사와 넥센 고종욱은 KBO리그 최초 자동 고의4구 주인공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결과적으로 LG의 선택은 실패로 귀결됐다. 1사 만루에서 김민성의 빠른 땅볼 타구를 3루수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잘 잡았지만, 2루 송구가 외야로 흘러나가는 바람에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아 2-3으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LG 입장에선 땅볼 타구로 병살타를 유도하겠다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갔지만, 가르시아의 악송구가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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