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러시아월드컵을 앞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8일(한국시간) 폴란드 호주프에서 폴란드와 원정 평가전을 가졌다. 대표팀은 0-2로 뒤진 후반 40분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과 42분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연속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가져갔으나 아쉽게 추가시간 실점해 2-3으로 졌다. 24일 북아일랜드전(1-2 패)보다 경기력이 훨씬 나아졌다. 수비진은 아쉬운 대목이 많았지만 공격 전개는 좋은 점수를 줄 만 했다. 유럽 원정 2경기에서 2패를 당한 대표팀은 29일 귀국한다.
●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 전반
신태용 감독은 북아일랜드전과 달리 3-4-3 시스템으로 출발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독일을 염두에 둔 실험이었다. 그러나 효과적이지 못했다. 전반 32분 상대 스트라이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왼쪽 측면 돌파를 허용했고, 수비수들이 레반도프스키를 놓쳐 헤딩슛을 허용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도 중원에서 실수로 인한 역습으로 카밀 그로시키(헐 시티)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줬다. 실점 장면 모두 신 감독이 고민 중인 부분에서 나온 게 뼈아팠다.
신 감독은 수비라인 안정을 위해 스리백을 가동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수비수들이 북아일랜드전처럼 상대 스트라이커와의 파워 게임에서 밀렸다. 쉽게 측면 돌파를 허용한 부분도 아쉽다. 오른쪽 측면을 담당한 이용(전북 현대)은 공격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수비는 다소 부족하다. 그는 북아일랜드전에서도 공격 가담의 적극성과 크로스의 정확도는 괜찮았지만 위험지역에서 돌파를 여러 차례 허용했다.
두 번째 실점의 빌미가 된 미드필드도 마찬가지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파트너로 박주호(울산 현대)가 나선 북아일랜드전에서는 미드필드 플레이가 원활했고, 큰 실수도 없었다. 하지만 폴란드전에서 왼쪽 측면으로 이동한 박주호 대신 정우영(빗셀 고베)이 기성용과 짝을 이뤘는데 안정감이 부족했다.
● 공수 모두 살아난 후반전에 발견한 희망
한국은 전반 중반 부상을 입은 김민재(전북)를 교체한 뒤 포메이션을 4-4-2로 바꿨다. 하프타임에 전열을 정비한 뒤 확실히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이 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의 빌드-업 때 적극 압박하며 실수를 유도했고, 볼 점유율을 높였다. 그 덕분에 수비도 한결 수월해졌다. 이용 대신 오른쪽 측면을 맡은 최철순(전북)이 고군분투하면서 상대의 주요 공격 루트를 차단하는데도 성공했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여러 차례 득점 찬스를 잡아냈고, 결국 동점까지 만들어냈다. 유효 슈팅도 전반전보다 많이 나왔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를 통해 공격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손흥민-황희찬이 투톱을 이뤘을 때 높이 싸움은 불리하나 짧은 패스와 돌파, 빠른 움직임으로 장신 수비수들을 공략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손흥민의 파트너를 놓고 신 감독이 김신욱(전북) 이외에 또 다른 카드를 선택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폴란드전의 큰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