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에 이어 이번엔 삼성 양창섭이다. 양창섭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4안타 1볼넷 2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투수가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가 된 건 2014년 하영민(넥센) 이후 4년만이다. 시즌 초반부터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강백호에 이어 이번엔 양창섭이 큰 일을 해냈다. 모처럼 KBO리그에 대형 고졸 루키들이 여럿 등장해 야구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2009년 KBO리그는 혜성처럼 등장한 고졸신인들의 돌풍으로 들썩였다. 야구장에 여성 팬들이 새 바람을 일으킨 것도 2009년부터다..
KIA에는 1차 지명선수보다 더 뜨거운 관심 속에 입단한 2차 전체 1순위 안치홍이 있었다. 삼성에는 경북고를 졸업한 프랜차이즈 출신 김상수가 시즌 초부터 활약했다. 안치홍과 김상수는 양 팀의 영호남 라이벌 구도와 함께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다. 두산 정수빈은 ‘누나 팬’들의 탄성 속에 새로운 잠실 스타가 됐다. LG에도 걸출한 신인이 있었다. 오지환은 그 해 1군에서는 단 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수비를 가다듬으며 LG 팬들에게 큰 희망을 안겼다. 넥센 강윤구도 고졸 신인 투수로 선발 기회를 잡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09년 KBO리그는 1995년(1만702명) 이후 깨지지 않았던 평균 관중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 해 532경기에서 평균 1만1138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총 관중 수 역시 역대 최다인 592만5285명이었다. 고졸 루키의 맹활약과 함께 뜨거워진 2009년 프로야구는 이후 신축구장 건설과 리그 확장 등 리그 발전의 큰 밑거름이 됐다. 안치홍, 김상수, 정수빈 등 2009년의 슈퍼 루키들은 어느새 프로 10년차가 됐다.
지난 10년 동안 2009년 같은 ‘신인 대풍년’ 시즌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고졸 신인 이정후(넥센)가 모처럼 새 바람을 일으켰고, 올 시즌을 앞두고 각 팀 스타우트들은 공통적으로 “대 풍년이다”며 데뷔하는 고졸 신인들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예상은 적중하고 있다. 2018시즌은 시즌 초반부터 2009년 못지않은 ‘젊은 피’의 힘이 크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선두주자 강백호는 열아홉 신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가공할 홈런포를 보여주고 있다. 벌써 2개 아치를 뿜었다. KBSN 안치용 해설위원은 “개막전부터 김진욱 감독이 ‘무조건 기회를 준다’고 했다. 성장에 필수적이고, 매우 중요한 환경적인 요소가 이미 해결된 셈이다. 기술적 완성도도 매우 높은 타자다”고 평가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이 주전 3루수로 기용하고 있는 한동희도 대형 타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다. 두산 1차지명 곽빈도 개막과 함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28일 잠실 롯데전에서 0.2이닝 동안 1삼진 무실점으로 팀 역전에 힘을 보태며 데뷔 첫 승을 올렸다.
한국 프로야구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승엽(전 삼성)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했다. 하지만 올해 등장한 고졸 루키들은 ‘국민타자’가 떠난 리그의 빈자리를 채우며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